[소행성]화투와 치매의 상관관계

유짱의 지구별 표류기

by 유이지유

<<누가 화투가 치매예방에 좋다고했던가>>


서둘러 가을걷이를 하느라 여름보다 굵은 땀을 보낸 우리네 어르신들은,

다람쥐 마냥 모아놓은 먹거리와 땔거리로 긴긴 겨울을 맞이했지.

먹거리와 땔거리가 부족한 집은 땃땃한 아랫목이 있는 집으로 삼삼오오 모여들기 마련이었지.

긴긴밤 딱히 할 것도 없는지라, 자연스럽게 벌려지던 ‘화투판’

그 시절 긴긴밤 겨울밤을 나기에 ‘화투’만한 것이 없었던 거지.

불 밝고 할 것도 놀 것도 있는 도시에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특히 농촌에서는 말이야.


화투의 유래에 대해서 우리 선조에도 있던 유구한 것으로 포장하는 일부 썰~도 있지만,

그게 사실이든 어쨌든 일본이 식민 조선인의 우민화 정책으로 퍼트린 도박문화라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화투 때문에 패가망신해서 어쩌구 저쩌구 했다는 구구절절한 한국 근대 얘기는 문학작품 속에서 단골로 다뤄졌지.


현재 통용되고 있는 화투는,

1889년 일본 화가인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개발한 것이라고 하네.

화투를 판매하기 위해 ‘닌텐도’라는 회사를 창립했다는 건 처음 알았어. 아직도 세계적인 게임회사! 애들(애들만?)이 환장을 하는 일본 닌텐도가 화투 회사에 출발했던 거였다니... 어마무시하군!


한국 근대를 말아먹은 악습(惡習)중 하나로 취급받던 화투가 100년 넘는 오늘날에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카드, 마작, 바다나라진 뭔지 등등은 도박으로 규제 대상이 되지만 화투는 억대가 아니면 단속도 되지 않는 것 같아.


농담 삼아 “신고 할 거야!”해도, “경찰이 와도 같이 치다 간다.”하던데!

어른들에게 흔히 듣는 말,

“화투가 얼마나 치매예방에 좋은디!”

저녁을 먹고는 당당하게 마을회관으로 화투를 치러 향하지.

그리고 당당하게 다음날 들어오는 게 겨울밤 자주 있는 일이지.

이게 누구라고 밝히진 않겠어.


또 누군가는 일명 ‘하우스’라고 하는 곳으로 정기적으로 화투 스포츠를 하러 가지.

이 또한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만 밝히자면, 위의 두 케이스를 봤을 때

‘화투가 과연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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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예로, 우리 집 홍 여사의 경우(앗, 이런...아무튼...)

오늘 2박 3일 남해여행을 갈 예정이었어.

그런데 워낙 화투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라 어제 밤에 나갔다가 새벽 2시까지 화투 스포츠를 즐기다 귀가를 했지.


(나는 10시부터 잤다가 홍 여사의 귀가로 잠시 깼다가 다시 자서 7시 반에 기상함.)

7시 반 출발 예정이었던 홍 여사는 세수도 못하고 짐을 들고 뛰쳐나갔지.

(밥이 없어서 아빠는 찬밥에 물 말아서 아침을 차려주고 나는 굶었음.)

밥술을 뜨며 불만을 쏟아내는 아빠. 그럴 만도 하잖아? 오밤중까지 화투치다 들어와서 밥도 안 주고 떠났으니.


“자기도 화투 치면서 나한테만 뭐라고 그래~”

“...”

부부 일심동체! 부부 합심 화투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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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쳤다하면 날이 새는 것도 모르고,

꾸부정하게 앉아서 치느라 다리에 쥐나기 일수고...

혈액순환 안 되잖아~

화투판이 금연인 곳은 본 적이 없는데...담배연기에 죽어가는 뇌세포들이이여, 안녕~


“먹고 들 해~”라며 하우스 주인이 화투 선수들의 출출한 배를 위해 먹을 걸 상비해놓는다고 하던데...


쌓여가는 지방들에, 어서와, 고혈압, 고지혈, 당뇨야~


‘이런데 정말 치매예방이 되는 거 맞는 거지?’


나의 이런 의문은 홍 여사가 뛰쳐나가고 약 10분 후쯤 말끔히 해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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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왔어?”

“...내일 이래!”

밥숟갈을 들던 아빠가 조용히 덧붙였다.

“치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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