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추격전을 벌이는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그림자를 쫓는 삶!
추격전을 벌인다.
실체도 모르는 상대를 붙잡려는 사람들의 질주가 펼쳐진다. 정체조차도 파악하지 못한 체 달리는 자들은 자신이 잡아야 할 대상보다 곁을 얼쩡거리는 대상이 더 증오스럽다.
맹렬한 분노가 끓어오른다. 가뜩이나 후줄근한 몸뚱이는 만사가 귀찮은데, 곁에 선 자들의 숨결, 눈빛, 수다에 진저리가 쳐진다.
왜 이런 것들은 빨리 죽어 없어지지도 않고, 걸림돌이 되는가?
짜증이 피어올라 견딜 수가 없다.
거의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무언가가 무엇이었는지 잊고 말았다. 다 이것들 때문이다. 자신의 한 치 앞에서, 한 치 옆에서, 한 치 뒤에서 걸리적거리는 것들 때문에 이 질주에 갇히고 말았다. 가야 할 곳을, 잡으려 했던 것을 놓치고 말았다.
잡으려 했던 것은 이제 오를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도심의 미로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저들이 비웃는다.
"그곳이 너 같은 것들이 있어야 할 곳이야. 너희들 같은 것들에게 잘 어울리는 곳이지."
더 이상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자들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푼다. 먹을 것, 입을 것, 잠잘 곳을 제공한다. 자리 보존할 찬스를 준다. 찬스를 얻지 못한 것들은 질주할 자격조차 얻지 못한다. 대기의 시간에 방치된 채 구석으로 구석으로 자꾸만 밀려난다.
그나마 마지막 보루를 지킬 수 있는 처지에 감사하며, 질주를 계속한다.
추격전은 애초에 시작되지도 않았던 것이다. 죽도록 달리다 보면 가능하리라는 착각을 품었던 것이다. 그들의 전략대로 내달렸을 뿐이다.
'네가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리라,
죽도록 노력하면!'
마리오네트는 오늘도 피나도록 내달리지만, 무엇 때문에 춤추는지를 모른다.
춤추는 법조차 잊은 자는 검은 창의 환상에 현혹되어 감각을 잃는다.
환상의 사슬은 교묘하고 촘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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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해외 선전 소식과 요즘 세태를 생각하니 이런 글이 써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