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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재 Dec 13. 2021

우리는 생각보다 큰 걸 아이에게 받고 있다




아이를 온전히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것.


무엇이 먼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둘은 밀접하게 붙어 있다.


내가 싫어하던 내 모습을 꼭 닮은 네가

그 모습 그대로도 찬란히 빛나는

사랑스러운 존재란 걸 알게 되었고


나는 너를 사랑하며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불안한 사람만이 가진 깊이,

민감한 사람 만이 가진 색깔,

상처 있는 사람만이 가진 향기까지.



아이와의 안정 애착을 통해

내가 회복되는 경험은 놀라웠다.


애정의 결핍은 사랑을 받음으로써도 채워지지만

사랑을 쏟음으로써도 채워진다 했던가.


나는 내가 받고 싶은 사랑을 가감 없이 퍼부었고,

사랑하는 만큼 마음 놓고 사랑해도 되는 경험은

내 마음을 치유해 주었다.


그리고 아이는 그 사랑을 두 배로 갚아주었다.

징글징글한 아이의 사랑은

내 마음속 구멍들을 메우기에 충분했다.


보통 부모의 사랑을 아가페 사랑에 비유하는데,

사실 진정한 아가페 사랑은 오히려

아이의 사랑이 아닌가 싶다.


그저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못났건 잘났건 재지 않고

조건 없이 온전한 사랑을 쏟아주는 존재.


우리는 생각보다 큰 걸 아이에게 받고 있다.



만약 아이와 안정 애착에 실패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 말하고 싶다.


아이는 언제라도 부모가 진심으로 다가가면

사르르 마음을 여는 존재니까.


그 온전한 사랑을 받아들이고 누린다면

분명 치유가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엄마는 이미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을 받았어.

엄마가 주기만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더라.

네가 쏟아주는 사랑이 엄마를 지탱하고

더 똑바로 설 수 있게 해줬더라."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네 덕분에 엄마는 충만하고 단단해졌단다.

그동안 단점이라 여기고 살아왔던 특성들이

알고 보니 내게 거저 주어진

보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엄마의 삶은 한결 더 다채로워졌고,

그 중심에는 네가 있었단다."


"너무나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를 만나고 엄마는 다시 태어난 기분이야.

너와 함께한 진하디진한 몇 년간의 경험은

엄마의 인생을 바꿔놓았어.

너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살게 해주어 고마워.

너의 맑은 빛에 물들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어느새 서서히 엄마 품을 벗어나고 있는 아이야,

너처럼 멋진 아이와 한생을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생애 최고의 선물이란다.

이제는 엄마 품이 아닌 엄마 옆에서 함께 손잡고 걷자.

점차 손을 놓고, 멀어지고, 다른 사람의 손을 잡게 될 때까지,

엄마는 네게 받은 사랑을 충만히 돌려주며 지낼게.

언제든 닿을 수 있는 적당한 거리에 있을게.

언제라도 너의 안전 기지가 되어줄게.

어린 네가 나의 안전 기지가 되어주었듯이…"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307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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