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4. 잘 지내?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무언가 생각해보기

by 제인더베스트

나에게는 길게는 20년 가까이 되는 친구들부터 최근에 친해지게 된 사람들까지 다양한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다. 1년에 한 번씩은 꼭 얼굴을 보며 밀린 대화를 나누고, 좋은 일, 힘든 일 함께 나누며 의지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 (인복 하나는 타고났다, 진짜.)

작년부터는 코.로.나. 덕분에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의 약속을 미뤄오기만 하다 결국 지금까지도 못 만나고 있다 ^^


잠깐 이야기가 옆으로 새지만, 여기서 코로나의 좋은 점을 하나 발견!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을 못 만나다 보니 수많은 단톡방에서 소소한 대화를 나누곤 하는데, 여기서 계속 연락하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나눠진다. 나는 서너 명씩 구성된 단톡방이 여러 개 있다. 물론 개인 톡도 자주 하지만.


그런데, 유독 마음이 가지 않는 모임이 하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 친하게 지내며 꾸준히 모임도 했는데, 이 모임이 왠지 불편하다. 마음이 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내가 속해있지만 속하고 싶지 않은 그런 그룹이다. 이 그룹에 있는 친구들이 싫은 건 아닌데, 진짜 너무 좋은 사람들인데 왠지 이 사람들이랑 있으면 온전한 내가 되기 어렵다. 내가 느끼기엔 이 친구들 중 몇 명도 온전한 자기 자신이 아닌 것 같기도. 사실, 작년 8월 정도에 만나기로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미뤄지고 미뤄지다 결국 못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솔직한 내 마음은 '휴, 다행이다'였다. 이 친구들과 만나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싶진 않았다. (이 친구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말이지.) 왠지 마음이 그렇다. 그래서 '코로나여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해버렸다. 나도 내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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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요즘 같은 시국에 카톡이 정말 좋은 일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못 만나는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내 인맥이 끊기지 않게 도와준다.

그런데 요즘 전보다 더욱 오랜 시간을 카카오톡과 함께 하게 되면서,

'잘 지내'라는 말이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뭔가 할 말이 없는데 말을 걸고 싶어서 보내는, 일종의 인사치레.

의미 없는 안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원래 친구들에게 안부를 물을 때도 '잘 지내?'로 묻지 않는 사람이다. 의식한 건 아니지만 대화가 항상 용건이 꼭 있을 때만 시작이 되기 때문에, 의미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물론 잘 지내라는 말에도 의미가 있다, 나에게는 없다고 느껴지는 것뿐) 예전부터 '잘 지내?'라며 카톡을 보내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물론 진짜 내 안부를 묻는 메시지였는데, 나는 왠지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역시, 대화는 아무 의미 없는 말만 늘어놓다 마무리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잘 지내라는 인사를 멀리 하고 싶어 졌다. 왠지 이런 말로 대화를 시작하면 내 경우에는 대부분 가벼운 대화로 끝이 났기에.


나는 짧은 대화라도 의미가 있는 걸 좋아한다. 즉, 용건이 있는 대화. 정말 끊기지 않고 매일 카톡으로 대화하는 친구들과도 언제나 용건이 있다. 또, 그 친구들과는 절대 '잘 지내?'라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 더 친하다는 거겠지. 모든 대화는 다 소중한 것이다. 그 대화 속에서 그 사람의 기분, 감정,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 속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 그렇기에 절대 가벼운 대화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전화도 마찬가지다. 나는 음성보단 문자를 선호하는 사람이기에 내가 타인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가족 외에는 없다. 전화받는 것도 사실 싫다기보다는 무섭다. 전화할 바엔 만나서 이야기하는 걸 선호한다. 그런데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듯이, 내 주위에도 나와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럴 때는 받긴 받는데 최대한 빨리 끊으려고 한다. 용건이 없으면 더더욱. 다른 사람들은 심심해서 친구와 전화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나는 심심하면 나를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도 부족한 하루인데 그 시간을 의미 없는 대화에 소비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앞으로도 '잘 지내'라는 말에는 큰 관심이 없을 것 같다. 안부를 묻고 싶을 때는 무언가를 보고 그 사람이 생각이 나서 '내가 왜 네 생각이 났는지', '내가 왜 네 안부를 묻고 싶었는지' 마음을 담아 물어볼 것이다. (원래 그래 왔지만 앞으로도 쭉)

'잘 지내'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싶을 때는 흔한 인사말이 아닌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는 메시지를 보내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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