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디오 Oct 18. 2024

위기의 내 치과 구하기 3.

전편에서 임상실력에 대한 꾸준한 수련에 대해서 얘기했다.

사실 이것이 기본이지만,

내 치과가 다음 달이면 없어질라나... 하는 상황에서 공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공부란 결괏값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당장 수명 연장을 위한 인공호흡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천한 우리 치과 인공호흡에 대해 소개하겠다.


1. 우선 치과 마케팅 관련 책을 읽고 치과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했다.

업체에 맡기면 몇백만 원 비용이 나온다고 하여, 크몽이라는 어플로 전문가를 찾아 만들었다.

요즘은 환자분들께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치과로 찾아오시기 때문에 홈페이지는 내 치과의 첫인상과 같다.

홈페이지 만들 때 중요한 것은,

홈페이지에서 표현하는 치과와 실제 환자분들이 내원했을 때 접하는 치과의 이미지가 서로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에서는 원장님이 샤프하고 전문적으로 보였는데 실제로 치과를 가보니 원장님이 후줄근하고 어리바리하면 환자분들은 대실망을 한다.

또한 홈페이지에서는 치과가 크고 최신 시설로 보였는데 실제로 가보니 치과가 아담하고 낡았으면 환자분들은 대실망을 하고 치료 동의로 이어지지 않는다.



2.

환자가 줄었을 때 기본적으로 하는 것은 '이벤트'이다.

이것은 참 쉬운 일이기에 항상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이벤트란, 기간을 정해서 기존 진료비보다 할인된 비용으로 진료를 하는 것이다.

아마 환자분들께서 많이 접해봤을 것이다.

처음에는 효과가 가장 확실할 것으로 여겨진 임플란트 할인 이벤트를 해봤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

이벤트 기간에 임플란트 환자수가 늘어난 것과 기존 환자분들께서 이벤트를 보고 서운해하실까 봐 추가 할인을 해드린 것이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는 매출 증가가 없었다. OMG.

나는 이 일을 겪고나서부터는 임플란트 할인 이벤트를 하지 않는다.


3.

임플란트 할인 이벤트를 겪고 생각한 것이 기존 매출에 + a를 할 수 있는 것을 찾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원래 진료 항목에 없었던 진료 항목을 추가하였다.

미백, 보톡스, 투명교정이 그것이다.

미백과 보톡스를 공부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고,

교정은 원래 조금 배운 게 있어서 투명교정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역시 공부해놓길 잘했다!)

기존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미백, 보톡스 투명교정 매출이 추가되었다.


4.

3D 구강 스캐너 도입

내 매출의 구성에 대해 살펴보니 다른 치과에 비해 임플란트 수술이 적었다.

이 부분을 늘려야 매출이 살아날 것 같았다.

너도나도 할 수 있는 쉬운 임플란트 케이스가 나에게 오는 요행을 기다리기보다,

남들 못하는 고난도 임플란트를 해내면 매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풀마우스 임플란트에 대해 공부를 더 하게 되었고 구강 스캐너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다.

더 넓은 영토 확장을 위해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달까?

그런데 3D 구강 스캐너는 매우 고가이다.

개원 대출이 남아 있는 시점에서 진짜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구입하였다.


5.

블로그에 치료 사례 연재

처음부터 치과 블로그는 있었다. 그런데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잘 올리지 않았다.

사실 브런치도 그렇고, 하나의 글을 남들 보라고 어딘가에 업로드하는 일은 시간이 꽤 걸린다.

하지만 모든 훌륭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할 때, 우리는 순식간에도 백만 가지 핑계를 댈 수 있지 않은가.

주변 치과 원장님 기죽일만한 어려운 케이스를 선별해서 하나하나 올렸다.

환자가 없을 때 블로그에 치료 사례를 꾸준히 연재하니 그것을 보고 오시는 환자분들이 분명히 생겨났다.

처음에는 한 케이스 올리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한 달에 하나씩만 올리자고 다짐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변호사들도 경쟁이 치열하다길래,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친구 블로그를 들어가 보니 아니 글쎄...!

그 친구는 매일매일 소송 케이스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깊이 반성하고 일주일에 하나씩이라도 케이스를 올려보도록 노력하고 있다.


6.

이게 중요한데,

직원들을 모아놓고 현재 우리 치과 위기다!

그래서 이런 것을 저런 것을 할 것이다.라고 회의를 하면 신기하게 직원들이 달라졌다.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는 것보다 직원들과 뭔가를 하자!라고 하면

그 행동으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증가보다 전반적인 매출 증가가 따라왔다.

비교하자면 수학 공부 열심히 하자! 했더니 전 과목 성적이 오르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1~6까지 생각보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그때그때 우리 치과에 인공호흡이 되어 아직까지 내 치과는 살아있다.

뭐든지 해보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고, 진심으로 열심히 하고자 하면 환자분들도 알아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치과 공부하고 작은 것이라도 시도하며 치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