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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May 13. 2022

94. [책 리뷰] 불안한 사람들.

불안을 나눌줄 아는 삶의 지혜.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원작 소설가로 알려진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의 장편소설 '불안한 사람들'을 리뷰하려고 합니다. 혹시 영화 '오베라는 남자'를 안 보셨다면 코미디, 감동, 메시지가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니 한번 감상하시라 전하고 싶습니다. 



 각설하고 '불안한 사람들'은 은행강도가 집세를 내려고 현금을 털려고 은행에 침입하지만 그 은행은 실질적으로 현금 없이 운영되는 곳이라 실패한다. 강도는 경찰에게 쫓기다 급하게 들어선 아파트는 8명의 사람이 아파트를 매입하려고 모여서 둘 어보던 건물이었다. 소설은 80여 개의 에피소드로 자잘하게 나눠졌고 인질로 붙잡혔던 아파트 내부, 외부의 상황들과 경찰과 인질들의 인터뷰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비추는 가장 과거의 시점은 '잭'이 다리에서 자살하는 남성을 구하지 못한 일이다. 그는 자신이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지만 이후에 같은 다리에서 자살하려는 여성을 구하게 된다. 그러면서 경찰이 되기로 결심하고 현재의 경찰이 된다. 인질 중의 한 사람인 '사라'는 잭이 구하지 못한 남성의 죽음을 지켜보고 있었던 인물이다. 그 남성은 사업실패로 인해 평생의 재산을 순식간에 날려 낙담한 나머지 자살을 하게 된 것인데, 아마 사라는 그 순간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포식자가 되기 위해선 돈을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는지 현재의 은행 지점장이 되어 성공하게 된다. 또한, 잭이 살린 여성은 이후 심리상담가가 되어 사라는 고객으로 맞이한다. 


 작품을 읽어 나가다 보면 '다리'라는 장소가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자살을 실행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섬뜩하기도 하다. 다리는 하나의 지형과 다른 지형을 연결시켜주는 건물이다. 이것은 한 부부간의 자식이 될 것이고 돈이 될 수도 있으며 취미와 같은 다양한 것이 될 수 있다. 다리 위에서 누군가 자살했다는 의미는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가 끓어졌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제목 '불안한 사람들'처럼 소설 속에는 언제 연인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자식을 잃게 될까 하는 공포감, 돈을 잃고 실패한 인생을 살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 또 자신이 생명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감 등등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소설 초반엔 이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고민들만 늘어놓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엔 귀를 닫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함께 한 판의 조각난 피자를 나눠먹으며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나누고 배려해줘야 한다는 교훈을 얻으며 소설은 마무리된다. 


 불안감은 언제나 우리를 급습한다. 돈 , 자식과 직장이 있든 없든 우린 항상 걱정하고 근심한다. 아마 그것은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진화론적으로 불안을 느끼지 못하는 조상들은 모두 포식자의 밥이 되어서 DNA를 남기지 못했다는 설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 세포 안에는 불안을 가져서 살아남았던 조상의 성질을 물려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 우린 떠안고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이 소설은 끓어진 사회적 연결고리를 다시 잇고 함께 공존하는 방법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제시하는 듯하다. 


넷플릭스에 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니 책을 읽고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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