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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삼류 Dec 03. 2023

꽤나 긍정적인 양자역학

하나의 서사

시나리오를 쓰면서 가장 힘든건, 아이디어가 많을때다.

사람들은 아마 이해를 못할거다. 아이디어가 많다는건 글쓰기의 원천이지 않은가? 그러나 글쓰기는 하나의 길을 가는 것이다. 내가 도달하려는 하나의 지점을 향해 갈때 주변 것들에 정신 팔리면 도달 불가한 것이다.

아이디어가 불편한 이유는 일종의 나비효과 때문이다.

가령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놀이터에서 데이트를 한다. 이렇게 쓰고 그 이후에 글을 완성했다고 치자. 후에 놀이공원 장면이 밋밋하다며 둘중 한명이 토를 하거나 새로운 인물이 개입이 된다면? 그 씬에서 시작된 엔트로피는 결말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의 시작까지 파괴한다. 하나의 아이디어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나리오는 하나로 연결되어있는 원이다. 원이 커진다면 동시에 그 원의 모든 곳이 함께 팽창한다. 한방향으로 쏜 화살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한마디로 처음 중간 끝 모든게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가 시나리오다. 그래서 인물들은 매 순간를 수행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당신인생의 이야기)처럼


양자역학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개념을 힘들게하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미래에 일어날 일에 의해

현재가 바뀐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은 미래부터 흐르는것도 아니고 과거부터 흐르는것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원처럼 이미 완성되어있는 상태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 과거는 모양새를 만들고. 과거를 만들기 위해서 미래도 모양새를 만든다. 한마디로 지각을 하기 위해서 늦잠을자고. 늦잠을 자기 위해 지각을한다. 모두 연결되어있기때문에. 그래서 난 자유의지는 완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완성이 되어있다. 다만 그것은 나의 자유의지다. 완성되어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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