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랐으나 이루어지지 못한 것들
여물지 못한채 떨어지는 수많은 꽃떨기들
그저 다 흘려보내자
그저 다 흘려보내자
저 노을에
저 바닷소리에
그러나
아무리 떨쳐내려 해도
가슴 안에 든 멍은 지워질 줄 모르니
나는 어쩔 줄 몰라 말을 잊는다.
이 마음이 숨죽일 곳, 아무것도 살아있지 않은 거친 침묵뿐.
이 마음을 다스릴 곳이 없다.
시든 꽃을 다시 고개 들게 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건 무얼까
그저 돌아올 봄을 기다리며
새로운 꽃 기다릴 뿐
겨울이 온다 하여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
수많은 꽃들이 흙을 움켜쥔 채
자기 몸을 뜯으려 달려드는 벌레들을
꿋꿋이 이겨내며
잔혹한 시간을 지나오듯
우리도 어쩌면 더 붉은 꽃을 피워내려
이토록 질긴 아픔을 견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아픔들이
내 삶이라는 꽃에
더 많은 아름다움을 더할 거라 믿어볼 뿐
담담히 저 꽃을 닮겠노라 웅얼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