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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같은 하루를 선물하고 싶어

워킹맘의 조급한 나날에 대한 반성

by 이정인

공부만 시키는 엄마가 되어 버린 듯한 요즘이다.


아이들의 하루를 웃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워킹맘인 엄마는 아침에 아이들에게 '숙제'를 남기고 출근하고

'숙제'를 점검하기 위해 퇴근한다.


영어, 수학, 책 읽기, 글쓰기. 어린이 신문 읽기. 하루 중 무언가가 빠지고 무언가가 채워지고 워킹맘인 엄마의 조급함 때문일까. 아이들에게 '꾸준함'을 강조하려다 보니 이것저것 해야 할 것들 리스트가 많아지고. 아이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숙제' 걱정이다.


"오늘은 학교수업도 많은데 학원도 2개나 있어. 정말 힘들 거 같아" 아침부터 피곤한 목소리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나도 마음이 좋지 않다. 신나는 하루까지는 아니어도 기대되는 하루여야 하는데 말이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일까. 건강이 안 좋아져서 집에만 있는 친구도 봤고, 공부 때문에 결국 심각한 불화를 겪고 있는 가정도 보았다. 그럴 때마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는데도 말이다. 뾰족한 수가 없다.




정말 아이 스스로 깨우치게 해야 한다라는 말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그 적절함의 경계가 모호하다. 한정된 시간 속에 기다릴 수 없으니 옆에 붙어 함께 문제를 풀기도 하고, 집에서 신경 안 쓰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싫어 먼저 잘 챙겨주려는 마음이 되레 아이를 느슨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아이들에게 주고 싶고, 아이들이 만들어 갔으면 하는 하루는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본다. '햇살 같은 하루'이다. 하얀 도화지에 뭉개 뭉개 피어나는 따스한 기운의 하루. 무엇이 비춰도 투명해서 멋지게 만들어 갈 수 있는 하루. 마음껏 어딘가 기대어 책을 읽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이것저것 그림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왁자지껄 떠들기도 하는


'햇살같은 하루'를 열어주기 위해 지금의 나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감정보다는 조금 더 환한 마음으로 손을 잡아주어야 할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이해할 수 있도록 뒤받침해주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시간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겠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한 마음을 잃지 않고 가다보면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정말 아이들은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공부만 시키는 엄마는 나도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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