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외로운 사람들?

아파트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by 이정인

아파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시집가는 이모는 제게 말했어요. 아파트에 살게 되었다고. 그때 어린 마음속에서는 참 다행스럽고 부러웠어요. 이모의 시작은 상당히 산뜻하게 느껴졌어요. 선남선녀가 만났으니 무조건 행복해 보였으니까요. 이모부는 얼마나 좋은 직장에 다니길래 시작을 이렇게 멋지게 하는지.


아파트는 지금보다 과거에 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모보다 10년은 늦게 아파트에 입성했는데요. 신도시가 들어서던 90년대 초반부터 아파트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집안에 화장실이 있고, 항상 따뜻한 물이 나오는 곳. 괜히 으쓱했어요. 새집이니 모든 것이 깔끔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부모님도 고생 끝에 그럴듯한 집을 얻으셨으니 대단하시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단독에 사는 사람이 더 드문 세상이 되었고, 아파트는 너무나 흔해졌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 절반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통계도 있으니까요. 도시에서만 보이는 아파트는 차를 타고 시외로 나가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와 불빛들을 바라보며 어느날 문득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외로운 사람들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파트는 이웃도 잘 모르는 각박한 곳이라 했지만 사실 모르는 이웃에게라도 기대어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카페에 혼자 있는 것보다 누군가 나랑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어디쯤 존재하고 있다면 덜 외롭고 괜찮다는 생각을. 명절에 우리 집 말고도 켜진 불을 보면 나도 못 떠났지만 떠나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덜 쓸쓸하게 느껴졌어요. 다 알지 못해도 있다는 것은 지인만이 아니라 타인으로도 위안이 됩니다.


똑같이 지어진 아파트지만 사는 모습은 정말 다를 거예요. 밤이 되면 아파트 창가로 보이는 불빛색만 봐도 어쩌면 그렇게도 다른지. 래도 같은 아파트에 우리는 모여 살고 있지요. 각자 다른 꿈을 꾸고 다른 고민을 하고 있지만, 어쩌면 존재만으로 위로받는 이웃을 가진 것은 아닌지요.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닮았으니까요. 무탈하게 있어주세요. 외롭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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