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의무와 관련된 이슈가 나올 때마다 '사병 봉급 인상'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저는 '사병'이란 표현이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사병-사병혁파-사조직-사조직 철폐... 뭔가 사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은 없에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전개가 됩니다.
‘사병’은 다의어(多義語, 하나의 낱말이 두 가지 이상의 관련된 의미로 쓰이는 낱말)입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표제어 ‘사병’의 뜻풀이 중 군인과 관련된 것은 사병1(士兵)과 사병6(私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뜻풀이 및 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병1(士兵) 명사 <군사> 장교가 아닌 부사관과 병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 때로는 부사관 아래의 병사만을 이르기도 한다. - 사병 막사 - 육군 사병으로 입대하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사병6(私兵) 명사 권세를 가진 개인이 사사로이 길러서 부리는 병사. [비슷한 말] 가병(家兵)ㆍ사양병. - 사병을 거느리다 - 고려 말기에 무신 들은 자기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병을 조직하고 양성하였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사병1(士兵)의 용법에 등장하는 사병 막사라는 표현은 군에서도 현재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병사의 거주 공간은 막사가 아닌 생활관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에는 담겨있지 않지만, 실제로 사병은 장교가 부사관과 병사를 통칭할 때 사용되었던 것으로, 하대의 의미 및 부정적인 어감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병’ 다른 뜻풀이인 사병6(私兵)은 병사의 사적 성격을 강조하는 용어이자 여러 역사적 사건과 결부된 용어입니다. 이는 헌법 제39조에 따른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국군의 성격과 배치됩니다.
그래서 저는 병 계급으로 복무하고 있는 국민을 지칭함에 있어, 사적인 개념이 포함된 다의어인 ‘사병’이라는 표현보다는 '병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