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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별

한글보고서 ##

by 초보 순례자

벌이 별보다 크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벌이 별이 되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 를 가져왔습니다. 오늘 나는 벌벌에서 별별으로 변하는 순간순간을 마주했습니다.



처음 만난 벌은 개미지옥에 갇힌 것처럼 인공음수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벌은 힘차게 날개를 펼쳐 펄럭였지만 제자리만 맴돌다 추락했습니다. 그렇게 오늘 그 첫번째 벌은 뜨거운 바닥에 드러누웠습니다.



200걸음 정도 걷다가 계단을 걷고 있는 벌을 만났습니다. 두 번째 벌은 활주로처럼 뻗은 긴 계단에서 날아오르기 위해 몇번을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벌은 조금도 날아오르지 못했습니다.



나는 조금 멀리서 벌과 함께 걸었습니다. 그 벌과 함께 걷다보니 계단을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계단 아래 배수로와 배수로를 덮고 있는 철로 된 무엇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작은 엽서로 두 번째 벌을 옮겨주려 했습니다. 작은 엽서에 올라탄 벌은 자꾸만 다시 뛰어 내렸습니다. 뛰어내리는 그 벌의 날갯짓은 힘이 있었습니다.



고민하다가 그 벌을 검은 가방으로 옮겨 흙이 있는 곳으로 보내주었습니다. 꽃과 나무가 있고, 그늘도 있는 땅이 활주로 같은 인공계단보다는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요즘 벌을 만나고 싶어 찾아다녔는데, 지쳐서 날지 못하는 벌벌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0걸음도 되지 않는 곳에서 벌들을 만났습니다. 벌들이 얼굴과 손에 부딪혔습니다. 좋았습니다.



그 느낌은 툭툭보다는 퉁퉁이고, 톡톡보다는 통통이었습니다. 퉁퉁통통. 이렇게 쓰는 편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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