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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나 May 10. 2024

상담실을 나서며

행복에 대한 생각

 

 그날은 내비게이션이 돌고 도는 길을 안내했다. 창밖 풍경이 아름다웠다. 일부러 이런 길로 안내하는 건가. 자연이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느낌이었다. '마음 아프지? 이거 보고 아픈 마음 녹여. 그럴 수 있어.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어. 살다 보면 괴롭고 아픈 일이 찾아올 때도 있고, 날아갈 것처럼 즐겁고 행복한 일을 경험할 때도 있는 거야.'


 구석구석 둘러보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라고 이런 길을 안내했나 봐. '살아가는 모습'을 보라고.





 상담실 문을 두드린 이유는 살고 싶어서였다.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것만 같았다. 유산 후 우울증 때문에 시작했던 상담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나를 괴롭히는 감정은 무엇인지, 예민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여정이었다.



 나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빼놓을 수 없다. 상담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행복에 대해 정리했다.


 행복은 행복이다. 100% 충만할 때에도 행복이고, 15% 흐릿할 때에도 행복이다. 100% 만족할 때만 행복이라고 인정해서 흘려보낸 기쁨의 순간이 많았는데 행복은 자체로 행복이다. 발견하기 나름이다. 발견할수록 눈에 자주 띈다. 법륜스님이 행복도 배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과연 그렇다.


 행복은 나를 위한 바리케이드라고 볼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덮칠 때 혹은 절망의 순간에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상황을 만들어서, 나 자신을 다독이며 나에게 집중하는 힘을 만든다. 누가 봐도 사실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비운의 해석을 예방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미래를 계획하고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 막연한 불안임을 깨닫는다. 절망의 수렁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행복을 느끼면 지금을 음미할 수 있다. 자신이 있는 공간, 함께하는 존재, 순간에서 의미를 발견하면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살아갈 의지 혹은 힘을 얻기도 한다. '지금'매 순간 있고 행복을 배우는 기회가 된다. 곰돌이 푸는 말했다.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고.


사진: 충주시


서로 사랑하지 않더라도
나 자신만큼은 사랑하기를



사진: Unsplash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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