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덜어낸다
매니저는 자기 업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해 볼 수 있다.
□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
□ 자기가 해야 할 일
□ 자기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
첫째는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는 매니저라는 직책이 부여한 고유한 권한과 책임이 수반되는 영역으로 타인에게 위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대체 불가능한 업무를 의미한다. 조직의 비전을 설정하거나 핵심 인재를 선발하고 배치하며 부서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결정들이 이에 해당한다. 만약 매니저가 이 영역을 소홀히 한다면 조직은 방향타를 잃은 배처럼 표류하게 되며 이는 곧 조직의 운명을 좌우하는 치명적인 결핍으로 이어진다.
둘째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이다. 이는 매니저 본연의 역할로서 실행력을 담보하는 핵심 업무들이며 매니저가 직접 관여할 때 성과가 가장 확실하게 보장되는 영역이다. 팀원들에 대한 성과 피드백과 코칭, 프로젝트의 진척 관리, 그리고 타 부서와의 실무적인 협업 등이 여기에 속한다. 비록 시스템이나 보조자의 도움을 일부 받을 수는 있지만 매니저의 철학이 녹아든 직접적인 관리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팀의 역량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셋째는 자기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표준화된 매뉴얼이나 기술적 숙련도가 있다면 조직 내 다른 구성원도 충분히 수행 가능한 운영적 업무들이다. 단순한 데이터 정리나 행정 업무, 정형화된 보고서 작성이 대표적이다. 유능한 매니저는 이 영역의 일을 과감히 위임함으로써 자신의 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팀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위임은 단순한 떠넘기기가 아니라, 조직원에게 성취감을 부여하고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다.
만일 조직원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것은 두 번째 자기가 해야 할 일, 즉 급한 일부터 먼저 해결하기 때문에 결국 중요하고, 덜 급한 일이 계속 중요하고 급한 일로 변환되면서 악순환에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니저로서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업무에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매니저는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할 업무 영역에서 중요하고 덜 급한 일을 놓치지 않으려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중요하고 덜 급한 일에 집중해야 하는 사람은 매니저라고 정의한다. 때로는 대부분 매니저는 덜 중요하고 급한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조직원들은 더 근시안적 일에 매달리게 된다. 항상 이 관점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앞서 살핀 징후의 관점에서 볼 때 매니저가 세 번째 영역의 사소한 업무에 매몰되어 있다면 이는 조직이 전략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는 위험한 신호이다.
현명한 매니저는 끊임없이 자신의 업무를 분류하고 위임 가능한 일을 찾아냄으로써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미래 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매니저십의 핵심은 덜어냄의 미학에 있다.
매니저십 94
매니저는 자신의 목표 실행에 대해 조직원이 따를 가능성이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정직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자문자답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