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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Jan 26. 2021

빨강머리 앤

2021.1.26.화


넷플릭스를 돌아다니다가 <빨강머리 앤>이 미니시리즈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1월엔 해야할 일이 많아서 굳세게 마음 먹고 패스한 채 지났는데 구독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의 글을 읽고 대장정을 시작하고 말았다. 자그마치 3부작 27편에 달한다.

중간에 손주 보기 1주일이 끼여있었는데 오늘 마지막 편을 끝냈다. 다이어리를 찾아보니 1월 9일에 시작했다. 그나마 절제하고 아껴서 본 셈이다.



예전 중학생시절, 무엇 땜에 오전 수업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학교에서 오전 수업만 하고 모두 보내줬는데 나는 집으로 가지 않고 개봉관을 세 군데나 거쳤다. 세 번째 영화관에서 나오니 깜깜한 밤이었다.

그 실력대로라면 이삼일이면 끝냈을텐데 우리집엔 저녁 여덟시에 취침하는 어른이가 있다.


원작보다 미니시리즈로 만든 <빨강머리 앤>은 내용이 훨씬 풍부해졌다. 원작의 뼈대 위에 성소수자 이야기, 인디언들의 비극적인 삶을 얹은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우리 집엔 허밍버드에서 출간한 <빨강머리 앤>이 있는데 서점에 가보면 정말 예쁘게 장정된 <빨강머리 앤>을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한 것을 만날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사서 소장하고 싶지만 살림도, 책도, 무엇보다도 욕심을 줄여야 하는 시간 위에 서 있는 나를 자각하고 마음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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