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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Aug 22. 2022

그 여름의 맨드라미

여름이 가고 있다.

어릴적엔 시골 친가로 외가로 다닐 수 있고 사촌들과 모여 노느라 여름이 좋았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땀 흘리는 여름을 썩 즐기진 않았다. 유월 중순쯤부터 올 여름은 또 어떻게 넘겨야하나 아득해지곤 했다. 그럼에도 여름이 가는 건 아쉽다. 이 무슨 마음일까.

담벼락에 피어있는 맨드라미는 아직 건재하다. 기억을 더듬어 유년의 뜰로 돌아가보면 꽃밭에 맨드라미, 분꽃이 지천이었다. 그 시절이 그리워 맨드라미를 소재로 몇 편 시를  썼다.


그 여름의 맨드라미



복면 쓴 자객의 잘 벼린 비수이거나


미처 꺼내지 못한 몸속의 불씨이거나


오래전 미리 써두었던 붉은 묘비명이거나


#시 #시조 #홀가분해서 오히려 충분한 #여름 #맨드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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