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파와 타이밍파
사회적 집단지성의 힘은 대단합니다. 특히, 최근 새롭게 탄생한 신조어를 보면 집단지성의 힘을 더욱더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흙수저, 금수저, 청무피사 등 이제는 벼락거지까지 나타났네요.
벼락거지란 단어는 벼락+거지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벼락이 번개를 뜻하고, 또 매우 빠른 느낌을 느끼게 해주죠. 벼락부자가 단숨에 부자가 된 졸부를 뜻한다면, 벼락거지는 그 반대로 단숨에 거지(?)가 된 사람을 뜻하겠네요.
왜 이런 단어가 나타났을까요? 맞습니다. 집값 급등 때문입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집을 갖지 못한 무주택자가 상대적으로 가난해졌습니다. 더욱이 집값이 내릴 거라는 정부의 말을 믿고, 내 집 마련을 뒤로 미루고 전세 거주를 지속했던 사람들의 경우 집을 구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죠.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손실 및 충격이 2배, 3배로 다가옵니다.
인터넷의 각종 정보를 모아보니 벼락거지에는 2가지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일개미파와 타이밍파.
먼저, 일개미파는 말 그대로 열심히 일을 하고 저축한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부부가 열심히 근로를 하며 저축을 하는 맞벌이 부부가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근로를 통해 소득을 열심히 저축하는 사람들도 해당되겠죠. 이들은 보통 전세를 거주하며 저축을 하고 돈을 모아 내집마련을 꿈꾸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축하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더 빨라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집을 구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죠. (근로소득 < 자산소득) 열심히 산 것에 대한 결과가 너무나 참혹합니다.
타이밍파는 청약에 당첨되길 기원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앞서 청무피사라는 글에서도 이미 충분히 이야기했습니다. 청약을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죠.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정책으로 인해 청약의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당첨되는 즉시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로또 청약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청약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경쟁률을 높아집니다. 당연히 청약 가점 커트라인도 높아집니다. 극소수의 당첨자와 대다수의 탈락자가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일개미파와 타이밍파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아닙니다. 이 사회에서 권유, 권장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표현되는 부류입니다.
진짜 흙수저라는 글을 작성하며 본인의 온전한 사고와 결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지, 남이 대신 살아주지 않습니다. 남이 대신 결정해 준다고 따라야 되는 것도 아니죠. 내집마련을 미루라고 하여 내집마련을 꼭 미뤄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청약을 권장하다고 해서 청약을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실패를 하더라도 실패에 대해 분석하고 책임(대응)질 수 있는 것입니다.
벼락거지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언제 또 벼락거지가 벼락부자가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벼락부자는 아무나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충분한 준비가 된 사람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벼락거지와 벼락부자는 한 끗 차이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벼락이 될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