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코로나19, 마스크 그리고 식약처


마스크 대란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 소관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나름의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염려를 고려하면 정부 기관과 국민의 체감도는 좀 다른 것 같다.


최근 며칠은 식약처장에게 힘든 시절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식약처장에 대한 질책과 격노도 그렇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서릿발 같은 법사위원들의 질책이 이어지던 3월 4일은 식약처장에게 고단한 순간이었으리라. 법사위 현장 분위기가 얼마나 엄중했는지를 잠깐 짚어보자. 모의원과 식약처장 사이의 질의응답은 다음과 같았다.


“마스크 수급 언제부터 원활해지나요?”


“금주 중에 마스크 수급에 대한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번 주 안에 마스크 공급을 하는 것도 아니고 계획만 발표한다는 거예요? 국민은 정부를 믿고 있는데 불안이 마스크로부터 오지 않습니까! 식약처장이 이렇게 자신 없이 일을 하니까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 요구와 대통령의 탄핵 이야기까지 나오는 거 아닙니까!”


“공급을 최대한 늘리겠….”


아, 됐어요!


때마침 나는 국회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회의장 밖에서도 퍽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법사위 회의장 밖에서 진땀을 흘리는 이 처장의 모습을 생중계로 바라보던 소속 공무원 중 일부는 법사위원들을 향해 불만 섞인 뒷말을 했다.


그들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실망스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법사위원들의 질책이 매섭긴 했다) 국민 입장에선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식약처가 현 사태를 과연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매일 생산되는 마스크 수량은 1100만장 가량이다. 우리들은 적어도 얼마나, 언제쯤 마스크 대란을 벗어날 수 있을지 알고 싶다. 그리고 소관부처가 속 시원하게 말을 좀 해달라는 요구. 이게 과연 무리한 요구일까? 식약처는 법사위 현안질의에서도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는 마스크 물량 확보 및 공적 물량을 현재의 50%에서 더 늘리겠다고 말한다. 또 가장 필요한 의료진과 취약계층에게 선 배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구매 이력을 추적하는 전산시스템도 만들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국민들이 마스크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식약처가 확실한 대책을 조만간 내놓긴 해야 할 것 같다. 이래저래 식약처로서는 고달픈 나날 일게다. 하지만 어쩌랴. 이런 일 하라고 월급을 받는 것 아닌가.


그러려고 공무원 하는 것 아니겠냔 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