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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킴 Apr 16. 2019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의 생존 경쟁

차별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지 않으면 순간 사라진다.  

규모에 관계없이 고객을 상대로 하는 모든 사업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은 크게 3단계로 진화한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선보일 때는 ‘실질적인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초기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지 않아 시장에 비슷한 수준 또는 더 나은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경쟁자가 나타나면 ‘차별적 고객가치 창출’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핵심요건이 된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진 고객들의 요구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이때부터 기업은 '실질적이면서도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무한경쟁 속에 빠져들게 된다.


기업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 3단계


생존을 위해 기업들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이 어떻게 진화되어 가는지를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을 예로 한 번 살펴보자.


얼마 전 관세청과 커피 업계의 통계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한 해 동안 한국 소비자들이 마신 커피는 265억 잔으로 1인당 연간 512잔을 마셨다고 한다.


전체 커피 시장의 규모도 11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원두커피시장이 전체 커피 시장의 67%를 차지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요즘은 아침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건물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빼 마시던 달짝지근한 인스턴트 커피가 우리의 주된 커피 소비문화였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출장길에 처음 아메리카노 커피를 접했을 때 그 쓴 커피를 설탕과 크림도 타지 않고 큰 컵에 하나 가득 채워 마치 물을 마시듯이 마시는 미국인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후로도 나는 꽤 오랫동안 아메리카노 커피의 쓴맛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스턴트 커피의 애호가로 남아 있었다. 물론 지금은 온종일 아메리카노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애호가가 됐지만…….


우리나라에 커피 전문점이 시작된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시장이 형성된 지 20년이 채 안 되지만 커피 전문점 업계는 벌써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1998년6월에 할리스 커피가 강남에 첫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을 개점했고 그다음 해인 1999년에는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개점했다.


그리고 곧이어 2000년에 1세대 커피 전문점인 커피빈, 2001년에 이디야, 2002년에는 투썸플레이스가 차례로 시장에 진입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커피 전문점 시장은 초기 단계로 매장 숫자도 상권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이었고 고객들 또한 원두커피를 좋아하는 일부 충성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2000년대 중반에 와서 커피 전문점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2004년에 탐앤탐스, 2006년에 엔제리너스, 그리고 2008년에 카페베네 등 중대형 커피 전문점들이 추가로 시장에 진입한다.


이렇 게 커피 전문점 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규로 진입하는 커피 전문점들은 차별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가성비를 내세운 빽다방이나 2003년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WBC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을 수상한 호주 출신의 바리스타 폴 바셋의 이름을 브랜드화한 폴바셋 등 새로운 콘셉트의 커피 전문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경쟁이 격화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중소 커피 전문점들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제는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을 포함해서 한 건물에 두세 개의 커피숍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쟁이 이렇게 치열해지다 보니 한때 토종 브랜드로 빠른 성장을 거듭했던 카페베네조차도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어 사모펀드에 넘어갔다.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듯이 커피 전문점 업계도 본격적인 가격과 서비스 전쟁에 돌입했으며 이제 누구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무한경쟁 속에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 없이 이러한 경쟁 구도가 얼마나 지속할지는 불투명하다. (출처: 2016년 금감원, 한국소비자원)


 이처럼 짧은 기간에도 하나의 사업군이 시장 진입 단계부터 경쟁 심화 단계를 거쳐 고객의 요구가 고도화되는 무한경쟁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시장진입 단계에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파는 원두커피 전문점이라는 간판만으로도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을 유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에 경쟁업체가 늘어나 경쟁이 심화하면 가격과 커피 품질, 매장 분위기, 서비스를 차별화하여    경쟁우위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게 된다.


더 나아가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 단계에 돌입하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진 고객들의 요구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이때부터는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내지 않는 업체는 순간  시장에서 사라지고 만다.  


앞으로 4~5년 후에 이 많은 커피 전문점 중 누가 살아남고 누가 사라질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 잘 나가는 업체도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 지 못하면 언제든지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언제든지 우리 곁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긴장을 끈을 놓지 않는 것만이 생존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저서 『고객가치』주요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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