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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가포르직장인 Apr 19. 2020

APAC은 왜 싱가포르에?  

싱가포르 사람들의 국제적인 감각


나의 career는 외국계 IT 회사가 전부다. 지금 다니는 회사까지 총 3개사의 회사를 다녔다. 앞에 2개사는 한국에 이미 큰 조직을 가지고 있는 외국계 회사여서, 외국과의 교류가 많지는 않았다. 특히 한국의 경제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아시아의 주요 시장이 된 뒤로는 로컬에서도 여러 기능들이 생겨  많은 일들이 자체 해결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외국계이지만 점점 더 외국과의 교류가 적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2007년도에 입사했을때 나의 첫 매니저는 인도 사람이였다. 그 분은 싱가폴 APAC office에 있었고, 매주 전화로 APAC팀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를 하곤 했었다. 그때 APAC 매니저였던 나의 매니저는 각 국가의 숫자들을 점검했고, 마케팅 펀드 및 이런 것들을 분배해주곤 했다. 나의 사수였던 부장님은 신입사원인 나에게 주간 회의에 참석할 기회를 잘 주진 않으셨다. 그래서 매니저의 얼굴은 딱 1번 그가 한국에 출장을 왔을때 보고는 본적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로컬 세일즈 팀으로 옮기면서 APAC 임원들이 지사장님 및 각 세일즈 본부장님들과 분기 마다 회의를 하는 걸 보곤 했다. 그 회의들은 늘 긴장감이 넘쳤던 것 같다. APAC 임원들은 각 국가를 돌면서 숫자들을 챙겼고, 늘 대접을 받는 것 처럼 보였다. 그때 내 마음 속에는 저 사람들은 단지 싱가포르에 살면서 영어를 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 와서 저렇게 갑질하는 것이 속이 상하는 한편, 나도 APAC에서 저렇게 출장을 다니면서 각 나라에서 보고를 받는 자리에 가고 싶다라는 꿈도 생겼었다.


지금 내가 있는 싱가포르는 우리 회사의 APAC 채널팀을 총괄하는 Chief Partner Officer 가 있는 곳이다. 일본을 제외한 호주 및 뉴질랜드 와 아시아를 그 분이 총괄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하고 호주가 그 다음으로 큰 시장을 가지고 있고, 이미 40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 호주 이지만, APAC 총괄은 싱가포르에서 하고 있다.


그럼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싱가포르는 마켓이 작다. 주변의 동남아시아를 다 합친다 하더라도 한국 마켓보다도 작을 수 있다. 그런데 왜? 싱가포르에 APAC 본부가 많을까? 호주도 영어권 국가이긴 마찬가지인데..

내 짧은 소견으로는 지리적인 위치와 언어, 그리고 인프라가 중요한 것 같다. 아시아의 허브 공항을 가지고 있고, 아시아의 어디든 빠르게 갈 수 있는 지리적인 위치가 큰 장점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언어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언어는 아마도 중국어일텐데, 싱가포르는 중국어 뿐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 공용어인 영어권 국가 이기도 하다. 홍콩도 이 부분에 대해선 같지만, 정치적인 리스크가 있어서, 기업들은 싱가포르를 훨씬 더 APAC 본부로 선호하는 것 같다. 그리고 태풍 및 지진에 안전한 것은 물론 (확률이 0에 수렴한다), 중요한 석유 송유관이 싱가포르의 앞바다를 지나고 있어 전쟁의 위험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효율적인 정부를 둔 덕분에 기반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높은 소득과 높은 국민 의식으로 치안도 안전한 나라이다.


그리고 이제부턴 나의 사견이다. 싱가포르의 외국계 기업에 있는 고위분들은 국제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다. 내가 6개월 동안 일하면서, 몇 안되는 그 분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다. 싱가포르에서 매출을 창출하거나 그런 것에 대한 기대는 아마도 본사에서 큰 기대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들이 싱가포르에 살면서, 각 국가들을 관리해왔던 그 경험들이 국제적인 감각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본사에서는 싱가포르의 국제적인 감각이 있는

임원들에게 APAC을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 같다. 회사에서 그 분들이 보내는 많은 메일들을 보고 느끼는 점들이 있다. 자신들을 적절히 포지셔닝 하고, 보고하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배워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나는 싱가포르에 있으면서, 회사가 의사결정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있으며, 팀원들과 이제 많이 친해져서, 그들로부터 각 국가의 비즈니스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 그리고 대만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알 수 있었을까? 아마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도 이런 APAC 조직의 매니저가 되어 각 나라들을 관리하는 롤을 해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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