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같았던 회사의 첫 인상
외국계 회사로의 입사가 결정되고, 입사의 날이 밝았습니다. 첫 출근 장소는 코엑스의 컨퍼런스룸. 처음으로 보게 된 입사동기들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준비되어 있는 커피와 쿠키 그리고 과일을 먹으며, 입사 교육이 시작되길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입사 교육을 진행하는 회사에 입사하다니! 그리고 입사 동기들도 모두 정말 엄청나게 똑똑해 보였습니다. 알고봤더니 실제로 엄청나게 똑똑하더군요.
잠시 후, HR 직원분들이 들어왔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전반적인 회사 생활 및 한달간의 신입 사원 교육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고, 이후 OJT 11개월을 통해, 본인이 가고자 하는 부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그 부서들에서도 신입들에 대해 평가하는 기간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였습니다.
다만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건, 교육들중 50% 정도가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이였습니다. 영어로 발표를 하고, 세션도 영어로 진행된다는 말에, 저는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영어 세션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실전에서 영어로 자막없이, 실시간으로 듣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친구도 아닌, 직장에서 제가 반드시 100% 알아들어야 하는 상황에서의 영어 세션은 저를 한없이 작게 만들었습니다. 이 곳이 정말 내가 있어도 되는 곳인가, 라는 생각과 함께 긴장이 되기 시작하고, 초조해졌습니다.
다른 동기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유독 저만 영어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아, 질문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고, 그렇게 첫날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된 저는, 다시 예전 인턴을 하던 텔레콤 회사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의 부장님께 전화를 드렸지만, 부장님께서 1주일만 더 버텨보고, 그래도 안되겠다 싶으면 연락을 달라며, 1주일간 최선을 다해보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 말씀이 저를 안도하게 했고, 저는 조금은 나아진 마음가짐으로 신입 사원 교육에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후에도 영어 세션들이 계속 이어졌지만, 그래도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진 동기들 덕분에, 입사 교육을 재밌게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안정된 마음을 갖다보니, 영어도 점차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사는 것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앞으로 갈길이 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노트북을 한대씩 배정받았는데, 노트북 셋팅 관련하여 각자가 Help Desk에 전화를 걸어, 셋팅을 완료해야했습니다. 하하하. 이것도 당연히 미국에 있는 직원과 통화를 해야하는거 였는데, 세션을 듣는 것과 전화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또다르더라구요. 엄청나게 헤매면서 셋팅을 완료했고, 저의 자신감을 떨어져가기만 했습니다... 저에겐 정말 작은 외국 같았던 회사의 첫 인상이였고, 앞으로 이러한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