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메이시스에 합병된 시카고 마셜 필드 백화점
시카고 그레이스랜드 묘지공원에 묻힌 맥코믹이나 팔머 재벌가는 미국 근대의 큰 이름이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좀 낯설긴 하다.
이에 반해 마셜 필드(Marshall Field, 1834– 1906)는 2006년까지 존재한 대형 백화점 체인의 창립자였던지라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억한다.
마셜 필드는 리테일 업계에서 지금까지 회자되는 말을 남겼다.
소비자는 언제나 옳다(The customer is always right),
그리고, 조금 귀여운 어법의
숙녀가 원하는 것을 주세요 (Give the lady what she wants)
마셜 필드 백화점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백화점 최초로 식당가를 도입한 곳이기도 하고, 물건을 자유롭게 환불할 수 있는 제도 등도 도입했다. 이런 서비스 정신은 다른 백화점 산업으로 퍼져나가 그 기본이 되었다.
마셜 필드 백화점은 1852년 시카고에서 시작해 미국 중남부로 많은 체인 매장을 두다가, 메이시스 백화점에 2006년에 병합되었다. 이때 많은 시카고 토박이들이 백화점 본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유인즉은 시카고를 대표하는 하이엔드인 마셜 필드가, 뉴욕을 대표하는 중저가 메이시스 백화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이 매우 속상했기 때문이다.
마셜 필드의 엄청난 유산은 시카고의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되어, 필드 뮤지엄이라는 간판을 달게 되었다. 시카고 대학의 부지도 이분과 록펠러가 같이 기증한 것이다.
그가 묻힌 무덤은 미국식 단아한 평장이지만, 무덤 머리의 메인 조각은 엄청나다. 무려 링컨 메모리얼의 조합, 건축가 헨리 베이컨(Henry Bacon)과 조각가 다니얼 체스터 프렌치(Daniel Chester French)다. 건축가가 기단과 뒷 구조물을, 조각가가 메인 조각을 담당했다. 이 여인의 이름은 메모리인데, 내려깐 눈에는 슬픈 표정이 가득하다. 그 아래 기단부엔 상업의 신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조각되어 있다. 시카고의 상업의 신 여기에 잠들다 라는 아련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