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시탐탐 Oct 27. 2024

쉬는 시간

: 나 홀로 제주도


일 년에 한 번씩 이럴 때가 있다.

미친 듯이 돈이 쓰고 싶을 !!

나는 평소에 커피 말고는   일다.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유일하게 여행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촬영 중이라- 일 하느라- 바빠서 생각조차 못하고 그저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이- 지금이- 지나가기를 버티고 있었다.


그러다 3주 전 감기에 호되게 걸렸다.

병원을 가도 낫질 않았고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래도 괜찮은 건가? 싶어 건강검진을 했더니만 그동안 없었던 콜레스테롤과 당 치수가 높게 나왔다. 원인은 스트레스란다.

늘 이 정도 일들은 있었기에 괜찮은 줄 알았는데 몸은  괜찮지가 않았나 보다

아프고 나니 불현듯 오늘이, 지금이 아까워졌다.

어디로든 떠나야겠다.

바다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내 상태만큼 흐린 제주도에 도착했다.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배가 고팠다.

평소라면 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을 비싼  음식을 천천히, 남기지 않고  다 먹고-

따뜻한 커피를 사들고 바다에 앉아 2시간 동안 바다멍을 때렸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을 오늘은 보고 싶지가 않았다.

일을 안 하니 할 일이 없었다.

숙소에 들어가려는데 숙소 앞에 마사지샵이 보였다. 고민 없이? 아니 찰나의 고민 끝에 들어가 마사지를 받았다.

숙소에 들어와 맥주 한 캔을 마시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문득

지금 이 시간이 쉬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에게

내 마음에게


내가 없어도-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쉬지를 못했다.

내일이면 다시 출근을 하고, 다시 쉬지 않고 일을 할 거다. 그러니 앞으로는 나에게 강졔로 쉬는 시간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 쉬는 시간에는 힘이 나는 글을 써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좋은 팀장이 될수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