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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oair Nov 17. 2019

사두! 미얀마야
사두! 내 인생아

-INTRO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무엇이 나를 미얀마로 이끌었을까. 나는 6개월 간격으로 세 번 총 60일간 미얀마를 여행했다. 마치 꿀단지라도 숨겨 놓은 냥, 마감하자마자 배낭을 메고 미얀마로 떠났고 꽉 채운 20일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두 번째 여행의 시작은 마하시 명상센터였다. 명상수행을 체험하고자 한 것은 영원한 무의 삶, 너바나의 세계를 동경해서가 아니다. 여행하면서 만난 미얀마 사람들의 순수한 미소, 부처를 향한 맹목적인 경건함, 고단해도 흔들리지 않는 그들의 삶이 문득문득 궁금했다. 무엇보다 나도 그들의 여유와 미소를 갖고 싶었다. 여행을 통해 다짐하고 다스려왔던 마음을 일상에서도 단단히 붙들어 매고 싶었다. 그들이 나를 위로해준 것처럼 내가 나를 위로하는 법을 배울 수는 없을까. 누군가 말했다. 명상센터에 가봐.      


명상센터에서 나는 여행자도 수행자도 아닌,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아이 같았다. 적어도 초반에는.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지만 마음이,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 번은 오르락내리락 거렸고 악마와 천사가 수시로 들락거렸다. 비장하게 떠난 명상의 길에서 마주한 것은 불뚝 떠오른 과거에 괴로워하고 사소한 것들에도 쉬이 사로잡히는 나약한 인간이었다. 그런 나를 담담히 바라보고 흘려보내려 했다. 깨달음을 얻기는커녕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도 이렇게 힘들 줄이야.      


“여기는 새들도 사두, 사두 하며 울어요.”

명상센터에서 아침 공양을 하고 나오는데 한 수행자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새 울음소리가 사두로 들린다. 인도어로 수행자를 뜻하는 사두(sadhu)는 이곳에서 ‘well done(착하도다!)’으로도 해석한다. 스님들은 예불을 끝내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읊는다. 사두 사두 사아아아두. 그 이후로는 미얀마를 여행하는 내내 유행가마냥 ‘사두 사두 사아아아두’를 읊조리며 다녔다. 기분 좋으면 좋아서, 쓸쓸하면 쓸쓸한 대로 나를 흘려보냈다. 

나의 마음이 나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미얀마에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사람은 없다. 

만약 당신에게 미얀마가 낯선 곳이라면 이 글로 인해 

허름하지만 맛은 기가 막힌 음식점 같은 미얀마한테서 위로받기를, 

그리고 당신에게 미얀마 여행이 한 번뿐이었다면 

다시 배낭을 메는 계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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