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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진 Feb 20. 2020

1. 좋은 부모 되기

2장 완벽하지는 않지만 좋은 부모는 될 수 있다(1)

"SEL Parenting 이란?"

2장 완벽하지는 않지만 좋은 부모는 될 수 있다(1)

       



              1. 좋은 부모란?
 

                                                                                                                      김예빈




1)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출발점     



  좋은 부모란 무엇일까?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제대로 공부하고 연습하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하면 완벽한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계획을 했든 하지 않았든,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 부모가 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모가 되고 돼가는 과정에서 굉장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이지 완벽한 부모가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그로 인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완벽한 부모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름 부모 양육 전문가라고 불리는 저자도 완벽한 부모가 아닐뿐더러 한 번도 완벽한 부모가 되고자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완벽한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판단에 예민하다는 얘기가 있다. 또한 완벽이라는 것은 결국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다. 부모 됨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완벽한 부모가 되기는 불가능하지만, 사람들은 남의 눈에 또는 자신의 개인적인 틀에 맞춰 완벽한 부모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부모 교육 수업에 오는 모든 부모님들께 저자가 꼭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부모교육 수업에 오신 것만으로 부모님들은 벌써 좋은 부모님이세요.”      


  자신의 아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만으로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좋은 출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1장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지 않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에 영향을 받거나 주변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아 부모 됨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첫 번째, 내 아이는 항상 행복해야 한다?      


  인간은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존재이다. 어떠한 인간도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다. 아이는 자기 생일파티에서 기뻐할 수 있고 맛있는 케잌을 먹고 행복할 수 있지만, 너무 큰 소리에 겁이 날 수 있고, 또래 친구들을 무서워할 수도 있다. 또한 부모나 다른 어른에게 꾸중을 들어 슬플 수도 있고, 친구가 자기를 밀어서 화가 날 수도 있다. 이러한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해야 아이들은 사회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아이에게 절대 “안 돼”라고 하면 안 된다?      


  절대 그렇지 않다! 필요한 상황에서 한계를 설정해주는 것은 아이에게 살아가는 기술을 가르쳐주고, 아이가 안전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이 아이의 감정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공격적이거나 적대적인 태도로 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꼭 필요한 경우에는 꼭 써야 하는 말이다.    

  


  셋째, 좋은 부모 양육을 위해서는 항상 좋은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부모 양육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좋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하지만, 훌륭한 부모 양육기술보다, 부모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자신감이 있는 부모들은 자신감이 있는 아이를 기를 확률이 높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가진 부모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가진 아이를 기를 확률이 높아진다. 좋은 양육기술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나 아이의 기질이나 여러 요인에 의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 스스로 양육 효능감이 낮을 경우, 자신이 좋은 양육기술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인지 못 하는 경우도 많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아이와의 상호작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넷째, 좋은 부모는 아이의 요구를 항상 최우선시해야 한다?     


  물론 그렇지 않다. 아이의 요구만큼, 아니 아이의 요구보다, 부모의 개인적인 요구가 중요하다. 부모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아이를 건강하게 기를 수 있다. 부모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 있다면 아이에게 써야 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아이가 자라는 동안 결혼생활 또는 부부관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 많은 부모들이 결혼생활에 신경 쓸 시간이나 에너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를 보고 자라난다. 부모가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결국 아이들이 인간관계를 맺는데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2) 상호작용을 잘하는 부모 

                                VS 항상 자기 계발을 하는 부모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


  한국 여성가족부가 2016년에 전국 5개 주요 광역도시에 거주하는 부모 1,000명과 4-6학년 자녀 635명을 대상으로 ‘아이가 바라는, 부모가 말하는 좋은 부모”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부모와 자녀 모두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를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고, 특히 이같이 응답한 부모들이 46.4%에 달했다. 23.6%의 자녀들도 이와 같이 답했다. 부모는 이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모’(9.2%),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 부모’(7.5%),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립심 강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7.5%)를 꼽았다. 


  부모들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대화하기’(31.1%)에 가장 노력한다고 답하였다. 한편 자녀들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16.1%),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모’(13.7%),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존중하는 부모’(10.4%) 순으로 대답했다.      



 '나는 좋은 부모다'는 31.7%, '나의 부모는 좋은 부모다'는 90% 


  좋은 부모라고 생각하는 정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본인 스스로 좋은 부모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31.7%, 그렇지 않다는 13%, 보통이다가 55.3%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 ‘원치 않게 감정적으로 아이를 대할 때가 많아서’(34%), ‘자녀와 함께 하거나 집에 있는 시간이 적어서’(20.1%), ‘물질적으로 충분히 제공해 주지 못해서’(17.1%)를 선택했다. 


  반면,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평가는 생각보다 높아서 ‘어머니가 좋은 부모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91.9%, 아버지의 경우도 굉장히 높은 87.7%였다. 전문기관의 부모교육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부모 23.6%만 참여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전문기관 부모교육의 효과성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효과가 있을 것 (80.8%)이라고 생각했으며, 참여 의향 (78.6%) 또한 매우 높았다. 교육 참여 의향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의 경우 참여가 어려운 이유로 대부분 시간 내기가 어려워서 (49.5%), 또는 받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34.6%)라고 대답했다.      



   미국 네바다 주에 거주하는 다양한 인종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나는 2011년에 미국 네바다 주에 거주하고 있는 684명의 다양한 인종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는 영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부모교육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연구였다. 연구 결과, 인종에 상관없이 많은 부모들이 다양한 부모 양육 주제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응답한 부모 중 63%가 부모교육 수업 참여에 관심을 보였다. 


  이 연구에서 나는 네바다 주에 거주하는 부모들에게 부모로서 잘하는 것과 힘든 것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흥미롭게도, 가장 잘하는 것도 27.5%로 훈육이라고 답했으며, 가장 힘든 것도 35%로 훈육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훈육을 잘한다고 대답한 부모 중 반 이상이 훈육이 가장 힘들다고 답하였다. 그만큼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부모로 하여금 끊임없이 양가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 것 같다.      



  양육에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양육에 정답이 있을까? 이렇게 하면 좋고 저렇게 하면 좋다는 전문가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아동의 기질, 부모의 양육방식, 문화적 차이, 등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 양육이다. 전에 읽은 어떤 연구에 의하면, 수치적으로 굉장히 좋은 부모라고 평가받는 사람이라고 해도 평균적으로 전체 시간의 30%만 좋은 양육방식을 쓴다고 한다. 그 정도로 힘든 것이 양육이고 여러 가지 상황적, 개인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이 최근에 유행하거나 각광받는 양육법에 영향을 받고는 한다. 하지만, 그러한 양육법이, 내 개인적인 요구나, 내가 살고 있는 곳의 문화적 상황에 잘 맞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예를 들어, 많은 미국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혼자 아기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된다. 미국 소아과 협회의 추천에 따라 태어나서 최소 6개월은 부모와 같은 방에서 자지만 같은 침대에서 자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은 부모와 아이가 같이 자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사는 많은 한국 가정도 부모와 아이가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경우가 허다하다. Co-sleeping은 문화적 현상이기도 하고, 상황과 필요에 따라 생겨난 현상이기도 하다. 다 큰 아이가 부모와 한 침대에서 계속 같이 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여러 사회적 상황이나 문화적 특징에 따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혼자 재우는 것이 좋다, 같이 자는 것이 좋다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육아방법은 사회문화적 배경, 지역적 영향, 그리고 다른 여러 요소들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왜 자신이 특정한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지 이유를 알게 되면,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육아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육아 효능감 또한 높아져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부모는 어떤 부모인가?


  좋은 부모란 위에서 언급했듯이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상호작용을 잘하는 부모이기도 하지만,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기보다,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성장하고 어른이 되면, 결국 혼자이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부모가 한 발짝 뒤에 서서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부모는 또한 끊임없이 양육과 부모 됨에 대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공부하는 부모다. 부모교육 수업을 들을 수도 있겠고, 부모 양육 서적을 읽을 수도 있겠고, 마음이 맞는 부모님들끼리 스터디그룹을 할 수도 있겠고. 방법은 마음먹기에 따라 다양해진다. 나 또한 다양한 책을 읽고, 최근 연구들을 접하고, 부모교육 강의를 통해 다른 부모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새롭게 배우기도 하고 알던 것도 재차 생각해보고 확인해 보기도 한다. 부모 됨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계속 배워가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한 연구에서는 사람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자기 자신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아이를 잘 돌보기 위해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과정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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