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단축의 길 "합병"과 커리어 챌린지

It is always darkest before the dawn.

by AngieKim

앞선 글 갑자기 보안 업무요?라는 글에서 말한 대로 나는 아이폰 앱 기획자로 입사하여 프로젝트 PM으로 지내면서 사내의 각종 IT Project를 구축/운영하면서 각종 시련과 고난을 겪기도 하면서 10년을 보냈는데, 이 보다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인생에 한 번만 있어야 할 합병이었다.



사진: Unsplash의Qingtao W



내가 10년간 다닌 회사는 "현대엠엔소프트"였고, 2021년 4월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은 '현대오토에버'로 흡수 합병된다.


앞선 글 <초보 기획자와 백수였던 그때>에서 말한 것처럼

10년 전 '00아 내비게이션 만드는 회사인데 이력서 한번 넣어볼래?'하고 전전직장 상무님의 추천으로 이력서를 내고 시험 보고 들어왔던 그 회사가 이제는 현대자동차 계열사로 편입된 후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운명에 놓인 것이다.


현대차 SW 계열사 뭉친다… 오토에버·엠엔소프트·오트론 합병






나는 회사에 주식도 없었고, 그래서 그 당시 주주들의 많은 불만이 있었다는 것도 어렴풋이 들었으나, 나에게 당면한 과제는 합병을 위한 시스템 통합이었다. 나는 IT운영기획팀이었기에 3사의 시스템 통합을 해야 했던 것이다!!


물론 다른 부서들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였겠지만, 이때는 '진작 관둘걸!! 왜 아직도 다녀서 이런 힘든 일을 하게 된 것인가'라는 한탄을 많이 했었다. 이미 통합이 목전에 있었기에 사직도 힘들고, 타이밍은 지나있었다.


사진: Unsplash의DAVOD



합병은 인생에 한 번 뿐이어야!

시스템 통합은 말 그대로 각 시스템의 gap 분석을 한 후 어느 시스템의 어느 사양으로 통합해야 하는지 각 이해관계자들의 기나긴 그리고 험난한 커뮤니케이션과 각종 백데이터를 준비하고 다시 수정하고, 그리고 계획을 수립한 후 DB이관 및 시스템 개선 등 모든 것을 버그 없이 데이터 무결성을 해치지 않고 모두 이루어 내야 하는 아주 하기 힘든 업무였다. 하...


크게 보면 3사가 아주 순조롭게 합병이 되는 것이었으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시스템들은 소속 직원들의 손으로 하나 하나 분석하고 이관하고 통합되었다.






진짜 어떻게 그 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영겁의 세월 같은 같은 시간은 지나갔고, 합병의 시간이 왔고, 11년 차이던 나의 직장명은 '현대엠엔소프트'에서 '현대오토에버'로 바뀐다.


다행히 합병 전의 직장 근무 연수와 경력은 그대로 이관되었고, 그렇게 4년을 더 버티니,

2025년 6월에 나는 입사 15주년 기념패와 장기근속 기념 선물을 받는다.


진짜 눈물이 날 만큼 힘들었던 지난 15년이었다... 흑...(버텨준 나 자신 칭찬한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장기 근속으로 코인 받았다니깐 비트코인 받았냐며 ㅋ 황금열쇠는 엠엔에 있던 10년차에 받은거!






사진: Unsplash의Sixteen Miles Out


On-Boarding Program

시스템 통합은 합병 이후로도 서비스 통합 및 개선으로 계속되었다.


합병 후에 나는 3사의 IT운영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의 팀으로 통합되어서 나머지 시스템 및 각종 통합을 같이 하게 되는데 그때 내가 신규 팀에서 받아서 진행한 건 <신입 사원 On-Boarding Program>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신규 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은 신규 직원이 회사에 잘 적응하고 조직 문화에 빠르게 동화될 수 있도록 돕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업무 교육을 넘어 회사와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나아가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


이때만 해도 나는 온보딩 프로그램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냥 신입사원 환영 프로그램인가 했는데, 쉽게 말하면 입사 후 적응을 쉽게 도와주는 전체 프로세스를 포함한다.


입사 전 안내, 입사 당일부터 진행할 to do list를 프로세스화 하여서 신입 사원 및 경력 사원에게 안내해 주는 것이며, 이를 위해 프로그램 및 시스템도 자동화되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진: Unsplash의Andrew Measham


AS-IS 문제점 파악을 위해 기존 프로세스에 있는 문제점을 발견했고, 해결을 위해 각 이해관계 부서 담당자들과 커뮤니케이션했다. 그것도 3사의 담당자들의 모여있는 아직 합병한 지 얼마 안 되어 어수선한 각 부서들과 말이다. HR부서, IT부서, 보안 부서 그리고 인력 추가/수정에 필요한 각 시스템 담당자들을 모두 인터뷰하면서 신규 인력의 인입 시 아주 seamless 하고 빠른 온보딩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1-2달 작업 후 version1의 on Boarding Program을 만들었고, 전사 공지를 위해 이미지로 작업을 하여 공지했다. 이때 처음으로 '미리캔버스'를 사용하여 전사 공지 8장을 만들었다. 다행히 미리캔버스에는 템플릿이 있어서 내용을 채워 넣고 공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보안상 첫 장만 올려본다.


2021년 7월 공지한 신입사원 온보딩 프로그램 공지 - 작성 : 필자


이때 미리캔버스로 내가 작업한 온보딩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도식화하고 이미지화하면서

디자인 작업이 다시 한번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때 내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 PM에 대한 현타와 관련 IT운영 업무에 대한 불만족이 여전했기에 다른 방도를 찾고 있었던 나에게 딱 보이는 그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커리어 챌린지'!!!





커리어 챌린지

그것은 나에게는 한줄기 빛이었다!

사진: Unsplash의Daniel Lincoln


커리어 챌린지는 '현대오토에버'에 있는 사내 제도였고, 새로 직장을 구하지 않아도, 사내에서 내가 원하는 '직무'로 변경가능 한 제도였다.


왜 은퇴 얼마 안남기고 투수였던 선수가 타자로 변경하거나 축구 선수가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히트 날리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물론 바로 원하는 부서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각 부서에서 제시한 과제 및 기준을 통과해야 했다.


나는 UX/UI팀에서 나온 커챌(커리어챌린지) 공지를 본 순간! 온몸에 짜릿함을 느꼈다!

아! 바로 이거야!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사진: Unsplash의Greg Rosenke


넘어야 할 산은 총 4개였다!

1단계. 포트폴리오 제출
2단계. 과제 제출
- 현대/기아/제네시스 자동차 사이트의 구매 사이트의 개선할 점을 찾아서 제안하기
3단계. 온라인 과제 발표 및 면접 (팀장 및 시니어 포함 4:1)
4단계. 임원 면담


각 단계별 준비는 거의 3-4주 동안 업무 종료 후 밤 12시까지 매일같이 만들어서 준비하고 제출하고 발표했던 것 같다.


UX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는 기존 업무에 대한 그룹핑을 통해서 UX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경력으로 각 단계별 기술 역량과 함께 기술한 기술서를 제출하였다,


UX 개선 과제

과제는 일단 UX에 대한 개념이 전공자들에 비해 부족하기에 각종 사이트와 콘텐츠 기본 개념을 찾아서 UX Design Process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했다. 다행히 이 프로세스는 완벽히 적중해서 나중에 커챌로 지원한 사람 중 과제 단계까지 살아남은 최종 3명 중에 내가 뽑힌 이유라고 팀장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이때 타깃 사이트는 현대 자동차의 구매 사이트를 기준으로 제출했는데, 그 흐름은 이랬다. 아마도 UX과제를 할 때 아래 프로세스대로 하면 80점 이상은 따고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1) 시장 조사 - 대상 사이트를 사용하는 대상자 군 조사. 연령대, 성별, 특징 등
2) 페르소나 1-2개로 정의 - 대상자 군의 특징을 잡아서 페르소나로 정리
3) 유저 저니에 따른 페인포인트 조사 - 자동차 구매를 위해 사이트 인입부터 구매까지의 여정을 유저 저니로 그리고 그 단계별로 pain point를 조사하여 표정으로 그리고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쓴다.
4) 인사이트 도출 - 페인 포인트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과 계획을 수립함
5) 프로토타입 - 개선점을 적용한 프로토타입을 작성

이 모든 내용은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서칭하고 참고하면서 만들었다!

(역시 공부 자료는 도처에 깔려있지 내가 공부하지 않아서가 맞다!)


면접

과제 발표 및 면접은 팀즈 온라인 면접으로 진행했는데, 나는 같은 회사에 근무한 지 11년째였기에 면접 본 지도 10년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요즘 면접 트렌드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면접은 더 당황스러웠다. 하여 유튜브로 관련 영상과 팁을 미리 찾아보고, 조명과 마이크 의상, 얼굴 표정이나 말투까지 미리 준비하고 연습했다.


마무리

마지막으로 이렇게 팀장님과의 실무 면접을 통과한 후 마지막 임원 면담을 잘 끝냈다.


이렇게 커리어챌린지의 4단계를 통과하고 팀장님과 소속 임원분들의 의견 조율 후

2021년 8월, 즉 합병 후 4개월 후 나는 현대오토에버 UX/UI팀으로 팀변경을 하고, Job Description에 UX Designer로 당당히 쓸 수 있게 된다.


결국 돌이켜보면, 합병을 위한 3사 시스템 통합 및 신입 사원 온보딩 프로그램 개선을 통하여 각 3사의 중요 담당자들을 알게 되고 '신규' 오토에버의 시스템을 파악하게 된 것도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시 경험해서 나쁠 것은 없다. (물론 예외인 것도 있지만)


사진: Unsplash의Adly Hakim



이렇게 나의 커리어는 이제 UX Designer로 변모하게 되었고, 프로젝트 PM이 아닌 UX Designer의 역할로 프로젝트에서는 기획 PL의 역할로 이제 일하게 된다.


사진: Unsplash의Kelly Sikkema

그다음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하기로 하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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