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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리초이 Jul 11. 2022

나는 마음먹은 것은 다해요.

수지의 인생작 '안나'를 보고 난 뒤

지난주 주말 몰아서 화제작 '안나'를 다 몰아 봤습니다. 

역시 수지는 천상계 외모로 너무나 예쁘더라고요. 


수지의 얼굴과 그녀가 걸치고 나온 옷들도 너무 예뻤지만, 

드라마 자체가 주는 흡입력이 너무나 강해서 쉬지 않고 정주행을 했습니다. 


수지는 거짓말로 본인을 포장하고 높이면서 결국은 본인이 염원하던 사회 상류층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고등학교 때 미술 선생님에게 말하던 '나는 마음먹은 것은 다해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드라마 후반부에서는 결국 본인이 그렇게 올라가려고 했던 그 사회에서의 환멸을 느끼게 되지만, 

그곳으로 올라가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열정적입니다. 


2부에서 좋은 대학에 먼저 합격한 학생을 부러워하는 학생을 상담해 주며 주인공 '안나'가 하던 말이 제 폐부를 쿡 찔렀습니다. 


'나도 옛날에 남들 때문에 불행했는데, 근데 이제 기회를 노리지 행운을 믿지는 않아. 남생각하지마. 너만 생각해' 


생각해 보니 언제나 저도 제 인생의 대부분을 남들 부러워하며 살아왔지 말입니다. 

제일 첫 부러움의 기억은 초등학교였는데, 그때 미국 친척집에서 몇 개월씩 살다 오는 친구가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집도 우리 집 크기의 2배였고, 항상 유복하여 베풀기를 잘했던 친구라 인기도 많았었죠.  


그때부터 해외살이에 대한 동경, 경제적으로 유복한 환경에 대한 부러움이 생겼고 언젠가 나도 저걸 다 이루고 말겠어.라고 마음을 먹었던 거 같아요. 


그 후 안나처럼 수능도 망하고, 제 기대에 못 미쳤던 학교를 다니면서 결국은 편입으로 원하는 학교를 건너간 기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안나처럼 해외학위를 갖기 위해 기회를 노리다가 결국은 한국에서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해외로 건너가 버리기도 했었네요.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내가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서 발버둥 치는 유미(안나)의 모습이 노력해서 열심히 위로 올라가려는 나의 모습과도 오버랩이 된다고 느껴졌는지 참 많은 공감을 했네요. 

그 과정이 정말 녹록치 않으니까요. 


어떤 사람의 눈에서는 거짓말로 인생 역전을 했다고, 리플리 증후군이네 뭐네 할 수도 있지만, 

안나는 많은 학생들을 해외 유수의 대학에 합격시키고, 대학에서 강의도 훌륭하게 해 냅니다. 

그녀 본인의 재능은 사실 거짓말로 얻어낸 타이틀을 지켜낼 만큼 충분했던 것이죠. 

옮고 그름을 차치하고서라도 안나라는 인물은 본인이 스스로 노력해서 성공을 했다고 생각되네요.  


다만 그 원하던 것을 이루어가면서 본인이 행복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제일 힘들었던 시절의 일기장을 꺼냈는데, 그때와 비교해서 제가 엄청 행복한 것인가? 

라는 질문을 저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습니다. 그때보다 분명 나아졌지만 그만큼 행복감이 커졌나? 그것은 또 아닌 거 같더군요. 그때는 벗어나려고 하는 상황이 너무 명확해서 목표가 단순했거든요. 


지금의 상황에서는 또 부러운 누군가가, 무엇이, 갖고 싶은 게 생겨 버렸으니까요. 그 상대와 목표가 다수가 되어버렸고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생활을 할수록 올라갈 곳이, 갖고 싶은 것이 생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또 힘들던 시절처럼 조급함과 부러움을 가지고 어떻게든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려고 발버둥을 치고요. 

그러니 나는 왜 이런 상황일까라고 불행함을 느끼게 되는 거 같습니다. 


난 왜 아직도 이만큼 밖에 이루지 못하였나, 왜 이만큼 밖에 모으지 못했나, 왜 이런 것도 모르는 것일까 등등. 

근데 그렇게 비교점을 밖으로 두니까 끝이 없는 거 같습니다. 

안나처럼 기회를 노려야 하고, 남생 각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죠. 


안나를 보면서 수지의 외모에 감탄하고, 또 명대사들이 건네는 조언과 위로에 감탄했던 드라마 '안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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