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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수안 Nov 25. 2022

[Binge_on_Stories]그 남자, 좋은 간호사

원제 : The Good N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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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레드메인은 실화 바탕 영화의 주인공을 잘 소화하는 것 같다. 그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스티븐 호킹 역, <데니쉬 걸>의 릴리 엘베 역을 맡아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신작 <그 남자, 좋은 간호사>에서는 '죽음의 천사'라고 불린 찰리 컬렌으로 변신해 두 얼굴의 간호사로 등장한다. 선과 악, 소년과 어른이 공존하는 배우의 얼굴을 보면 혼란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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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 간호사 에이미는 새로 온 찰리를 동료로서 따뜻하게 맞아준다. 이에 대한 보답이자 호감의 표시로 찰리는 에이미가 직장에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날까지 심장병을 숨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두 딸을 가진 공통점을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때문에 병원에서 피해자가 생겼을 때 곁을 지키던 에이미가 가장 먼저 찰리를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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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은 찰리지만, 그 수법은 치밀했다. 병원 전산의 구멍을 이용해서 투명한 링거 액상에 인슐린같이 티가 나지 않는 약물을 주입해왔고, 모든 것이 의료용 창고에서 이루어져 피해자 선정도 러시안룰렛처럼 무작위였다. 직접 자백한 29명 이외 16년 동안 약 400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책임을 회피해온 병원 조직의 윤리 의식 부재가 이에 큰 역할을 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사건 사고는 인류 역사상 끊임없이 생겨왔다. 20세기, 21세기에도 여전히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다 보면 범죄자에게 탈주로를 제공하는 것과 같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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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릭한 모습을 보이며 진술을 거부하던 찰리의 마음을 연 것은 그의 범죄를 파헤치는데 기여한 동료 에이미였다. 보복이 두려울 법도 한데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에이미, 그는 절박한 자신에게 친절했던 찰리의 모습도 잊지 않는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탄탄히 이 둘의 라포 형성에 공을 들였기 때문에 더 와닿은 결말이었다. 한 가지, 한국어 제목이 '그 남자'로 좋은 간호사를 한정한 것은 조금 아쉽다. 엔딩에서 에이미의 근황을 전달하며 '여전히 좋은 간호사'라고 제목의 중의성을 풀어주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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