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수안 Oct 06. 2022

[Binge_on_Stories] 킬링 이브

찬란했던 시작, 침몰하는 결말


_



시즌 4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 끝은 아쉽게도 용두사미. 시즌 1에서 보여준 종잡을 수 없는 빌라넬과 순진하다 싶을 정도로 열정만으로 가득했던 이브는 극의 흐름과 함께 뒤섞여버렸다. 사랑하면 닮을 수 있다. 하지만 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는 그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다. 최소한 보는 시청자를 납득시켜야 하지 않을까? 여러 나라를 배경으로 화려한 패션을 선보이며 시각적 쾌감을 주었던 킬링 이브의 장점도 점차 무뎌진다. 



_



흑막 트웰브의 정체를 좇아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을 이리도 허무하게 처리하다니. 희대의 범죄 집단의 시작점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마지막 불씨를 살리는 바람이 되어주었는데 결국 마지막 화에서 다 쓸어버리며 개연성을 완전히 잃어버린다. 결국 이브를 제목대로 죽인 건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이 아니라 꿈같은 며칠을 맛 보여주고 심장을 갈기갈기 찢은 제작진이다. 



_



사실 이 작품이 갈수록 혹평에 시달리는 것은 익히 들었지만, 인물 간의 관계성과 깨알 같은 유머 코드에 대한 의리로 결말까지 달리게 되었다.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어, 빌라넬과 이브, 그리고 캐롤린. 



작가의 이전글 [Binge_on_Stories] 아메리칸 스나이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