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나라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길고 복잡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스페인이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는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남진하는 유럽과 북진하는 아프리카에게는 반드시 정복해야만 하는 지리적 요충지였다. 그래서 스페인은 끊임없는 전쟁의 상처로 고통 받아야 했던 나라였다.
로마와 게르만족의 지배에 이어, 중세 800여 년 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으면서 스페인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교황의 명으로 시작된 국토회복운동으로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통일을 이룬 뒤에는 신대륙 발견을 통해 누구도 덤비지 못 하는 세계 최강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여러 전쟁과 내부적인 갈등으로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독립하고, 식민지들의 독립이 이어지면서 스페인은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가졌지만 ‘스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었던 사람들의 갈등이 폭발해 스페인 내전을 겪어야만 했다. 어느 전쟁이나 고통과 상처는 따라붙기 마련이지만, 내전의 경우에는 그 상처가 더 깊고 치유되기 어려운 법이다. 게다가 프랑코의 독재정권은 그 상처를 들쑤셔 덧나게 만들기만 했다. 그렇게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스페인은 유럽 최빈국이 되었다.
프랑코가 죽고 나서야 시작된 민주주의 정치와 함께 스페인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고의 위치에서 최악의 위치로 몰락했던 나라의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다. 끊임없는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진 나라의 사람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안고 위로하며 치유하려 애썼다. 그렇게 스페인은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나라가 되었다.
이 글은 그런 스페인 사람들과 나와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만남에 동행하는 여러분도 나처럼 스페인을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