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y Way Jan 01. 2025

그날의 기억 2.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12월 29일

애써 외면해 왔는데, 임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일어난 큰 사고,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뉴스에 뜬 사고소식을 접하자마자, 나는 인터넷창을 닫았고 며칠간 관련 소식을 접하지 않은 채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나라에 큰 사고가 났을 때, 특히나 인명피해가 큰 사고일 때, 사고 소식을 접하면 접할수록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힘듦을 넘어 몸이 힘들어지는 경험을 이미 10여 년 전(2014년 4월 16일)에도, 몇 년 전(2022년 10월 29일)에도 겪어봤기 때문에, 나는 가능하면 자세한 소식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TV도 틀지 않고, 관련 기사들은 죄다 스킵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았는데... 


아무래도 문제를 외면하고 상황을 회피하는 것만으로는 이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모양인 것 같다.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쓰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Happy New Year."란 말이 왜 이렇게 생경하게 들리고, 입 밖으로 내기가 미안한지...


공항의 문제였는지, 항공기의 문제였는지,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려면 또 오랜 기다림이 필요할 텐데, 그 시간을 유족들은 또 어떻게 버텨낼지...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될 것 같지 않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 사고를 잊은 듯 현생을 살고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다시금 2024년 12월 29일의 기억 속으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유족들과 같은 크기의 마음은 아니겠지만, 우리의 공감과 위로가 그들에게 실질적인 힘은 되어주지 못하겠지만, 함께 슬퍼하는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잘 이겨내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