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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식물원이 살아 있다

식물로 동시 쓰기

by 오로지오롯이


- 식물원이 살아 있다 -


불이 꺼진 식물원


‘검은 박쥐꽃’이 날아 와요

-오늘 이상한 꼬마애 자꾸 건드려서 잠도 못 잤어


‘잇몸출혈버섯’이 신경질을 내죠

-내 붉은 시럽 보이지? 이게 다 독이야. 조용히 해라


‘악마의 발톱’이 발을 질질 끌고 나와요

-발톱으로 찍어버린다. 저리 가서 싸워


‘인형의 눈’이 ‘구기자’를 째려보며

-야, 구기자! 뭘 봐! 형님들 얘기하잖아. 확 구겨버릴까보다


그때, 후광을 비추며 나오는 그분

식물원은 밝아지고, 잔잔한 향내가 퍼져요


-내일 일하려면 얼른 자거라

‘부처의 손’이 조용히 말하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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