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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Nov 25. 2024

착한 아이 놀이는 그만해라

습관적 친절과 배려란 옷 벗어두기




착한 아이콤플렉스란 말을 들어도

나랑은 상관없다 생각했다.


'에이 내가 그 정도는 아니지.

난 바보처럼 굴진 않으니까'


물론 매 순간은 아니지만

많은 순간 친절한 나를 보며 되돌아봤다.


내 친절과 배려는 어디에서 왔을까.

습관처럼 나오는 행동은 어디에서 온 걸까.


사람은 자신이 받고 싶은 걸 준다.

사랑이 받고 싶으면 사랑을 주고

친절이 받고 싶으면 친절을 준다

배려와 받고 싶으면 배려를 주고

공감을 받고 싶으면 공감을 준다.


결국 난 내가 받고 싶어 하는 걸 주고 있었구나.

사랑, 친절, 배려, 공감을 받고 싶었구나.

사람들이 내게 친절하고 배려있고 다정하길 바랐다.




나도 때로 까칠하고 차갑고 날카롭고 못되게 군다.

그럼에도 친절과 배려와 공감 모드가 기본이라

이왕이면 이해해보려 하고

이왕이면 다정하게 굴고

이왕이면 공감해보려 한다.


이걸 가끔 오해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모드를 일정기간 보여준다.

관성의 법칙처럼.


이걸 가끔 당연하게 구는 사람에게도

같은 모드를 오래 보여준다.

당연하게 구는 걸 모른 채로.


그러다 내 태도가 변하면 상대는 당황한다.

상대의 당황에 나도 당황스럽다.


애초에 좀 차갑게 굴면

상대도 나도 덜 놀랠 텐데 싶

다음부터는 친절과 배려를 빼고 대하자 하지만

쉽게 잘 안된다.




무의식 중에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압박 억눌린 부정적 감정을 올라오게 한다.

그걸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면

우린 서로 상처를 받는다.


사람은 양면적인 존재다.

친절하고 이타적이며 좋지만

불친절하고 이기적이며 나쁘다.

양면적 감정을 다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

때때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

그때야 비로소 나는 감정에 자유로워질 거다.


어린시절부터

친절이 습관, 상냥이 습관이었다면

때로 나쁜 아이가 되어 볼 필요가 있다.

억눌린 나를 풀어주자.


좀 못돼게 굴어라!

좀 이기적으로 살아라!

좀 무례해도 괜찮다!

좀 공감을 안 해도 된다!


착한 아이 놀이는 그만해라.

습관적 친절과 배려란 옷을 잠시 벗어두자.

당신은 좀 그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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