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면서 특히 더 힘들었던 날은, 그 노고를 조금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그중 연하남이 의도치 않게 내 기분을 아주 좋게 만들어준 적이 있다.
이유식 중기에 들어서면서 잘 안 먹는 아기 때문에 이유식을 먹일 때마다 곤욕이었다.
6개월이 지나면 모유의 철분이 부족해 소고기로 철분을 채워줘야 하는데,
이유식을 정성스레 만들어도 얼마 안 먹으니 한시간 가까이 먹인 적도 있을 정도였다.
잠을 잘 못자는 아이의 수많은 이유 중 하나가 철분이 부족해서일수도 있다 라는 말을 들어서, 난 꼭 철분을 넘치게 주고 싶었다. 그렇게 인내의 시간을 거치면서 잘 먹는 날도 잘 안 먹는 날도 있었지만, 인터넷에서 잘 먹이는 법을 이것저것 찾아본 후에 시도를 해보기도 했다. 좀 먹히는 것 같기도 했다.
어떤 육아팁도 안 먹히던 우리 아기가 그날만 컨디션이 좋았던걸까.
이제 음식의 맛을 알아가는 건지, 아니면 운 좋게 이유식이 잘 만들어진 건지 아무튼 먹이는 게 처음보다는 수월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주방에서 할 일이 있어 이유식을 연하남에게 먹이라고 시켰다.
숟가락에 이유식을 퍼서 주자, 첫술부터 입을 벌려 잘 먹는 아기를 보자, 연하남은
“역시 네 엄마가 교육을 잘 시켰구나. 이제 잘 먹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보통 아기가 잘 먹으면
“오구오구 우리 아기 밥도 잘먹네”
라며 아기를 신통방통 해 했을 텐데…
날 칭찬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연하남은 알까.
그 말에 고단하던 육아가 조금은 뿌듯 했다는 걸.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아, 답답했던 육아에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