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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스 Nov 11. 2020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라스 그리에타스

                                                                                                                      

다음 날 새로운 동행 둘이 합류할 예정이었는데, 그중에 한 명이 늦은 오후쯤 합류할 예정이라 하루 일정을 짜기가 애매했다. 결국 오전에는 '갈라파고스 국립공원'과 그 옆에 있는 작은 해변 '플라야 데 에스타씨온(Playa de estacion)'에서 우리끼리 시간을 보낸 후, 오후에 함께 '라스 그리에타(las grietas)'계곡에 가기로 했다.


찰스 다윈 동상
제주도를 닮은 섬
갈라파고스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구아나와 거북이



구름이 마치 하늘을 덮은 하얀 솜 면 이불 같았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에서 동물원을 산책하며 이구아나와 거북이 따위를 구경했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 어깨가 익을 즈음에야 해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글링을 해보니 라스 그리에타스는 오후 여섯 시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두 시 반쯤에 도착할 것 같다던 경호 형은 오후 세시가 넘어서까지 연락이 없었다. 기다리는 사람들끼리도 가네 마네 설왕설래가 오고 갔다. 다행히 경호형은 오후 네 시쯤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는데, 지구 반대편에서 서른 시간을 날아왔음에도 옷만 갈아입은 채 다시 현관문 밖을 나서야 했다. 우리는 뛰어 가다시피해서 겨우 수상택시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 아직 시야에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였다. "아직  늦진 않았구나" 겨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라스그리에타스는 좁은 협곡 사이에 형성된 천연 수영장으로, 기대했던 것에 비해 그리 특별한 풍경은 아니었다. 따로 탈의실이 없어 훌러덩 상의만 벗어 던진 채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었다. 수심이 생각보다 깊어 조금만 헤엄쳐도 다리가 땅에 닿지 않았고, 물속은너무 어두워 수경을 써도 물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꽤 오랫동안 헤엄을 치고 절벽 다이빙을 하며 아이처럼 놀다 폐장 시간이 다 되어서야 겨우 자리를 떴다. 물놀이가 재밌었다기보다는 촉박한 시간을 비집고 들어와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착하여 일정을 망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흡족했다.


라스 그리에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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