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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스 Nov 11. 2020

천국의 섬 토르투가 베이(Tortuga bay)

아침 일찍 산책을 나와 동네 빵집에서 뜨거운 커피와 바삭거리는 빵으로 식사를 해결한 후 발길 닿는 대로 골목길을 걸었다. 동네 어시장에는 동네 물개 한 마리가 졸린 눈을 채 뜨지도 못한 채 가게 주인이 손질하고 남은 생선 부스러기를 마치 동네 개 마냥 받아먹었다.

물개와 바다사자는 생김새는 비슷한데(귀가 어떻게 다르다던데 설명 듣고 봐도 잘 모르겠음) 하나는 개로 취급받고 하나는 사자 대접을 받다니, 물개 입장에서는 뭔가 억울하지 않을까 생각됐다.




오전에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토르투가 베이에 가보기로 했다. 비지터 센터에서 이름과 숙소를 기록하고 듣나 마나 한 설명에 적당히 대꾸한 뒤, 바짝 마른 선인장과 나무들 사이로 빽빽이 들어선 좁은 산책로를 지나갔다. 그늘이 하나도 없는 관계로 가는 동안 뜨거운 태양을 그대로 다 받아야 했다.

뜨거워~


30분 정도를 걸어 해변에 도착할 때쯤엔 이미 생수통 하나가 다 비어질 만큼 고단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마주한 풍경은 오는 길의 투덜거림을 단숨에 잊어버리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끝없이 펼쳐진 반짝이는 백사장을 하얀 파도가 쉬지 않고 덮쳐댔고, 수많은 이름 모를 새들과 이구아나가 그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기어 다녔다. 투명한 바다에 육안으로 헤엄치는 상어가 보였고, 현무암 바위 위에는 그것과 똑같은 색깔을 가진 이구아나들이 아득히 먼 곳을 그리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몽환적인 아름다움 앞에 우리 모두 똑같은 ‘피와 살’로 이뤄진 위대한 생명체라는 자명한 사실이 실체가 되어 와 닿았다.        




조금 더 걸어가니 수영을 할 수 있는 해수욕장이 나왔다. 후끈 달궈진 몸을 식히고 있으니, 이구아나들이 자꾸 와서 바다를 휘저으며 텃세를 부린다. 핀존(Finzon)이 물개들의 놀이터였다면 여기는 이구아나들의 성지인 셈이다. 인증샷 한번 찍어보겠다고 가까이 다가가니, 해변 레인저들이 급히 다가와 “돈 두뎃" 을 외친다. 이구아나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일정 거리 이상 다가가면 안 된다고 했다. 고요했던 해변이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 차 동물원으로 바뀌어 갈 때쯤 숙소로 되돌아왔다.


가지마~~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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