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만 해온 사람들은 명함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학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니 회사에서 전화번호 주면서 명함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뭔가 변화가 생길 때마다 알아서 명함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친구나 친척들을 만나면 “너 직장 어디 다니니?” 라고 물을 때 “저 여기 다녀요” 하면서 하나씩 꺼내서 준다.
그렇게 사용하는 명함은 단순한 내 개인정보 알리미 기능밖에 하지 않는다. 하지만 명함은 그렇게 단순한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명함은 사업가의 아이덴티티임과 동시에 증명서 역할을 한다. 당신이 길을 가다가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정말 오랜 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회사 다니니? 아니면 자기 사업?”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화내용이다. 이 때 친구가 명함을 건네지 못한다면 당신은 그 친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는가? 아파트 모델하우스 구경을 가면 주변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하면서 나중에 당첨이 되면 연락을 달라고 명함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명함이 정식 부동산 중개업소 명함이면서 등록번호 같은 내용이 적혀있는 게 아니라 그냥 강남의 길바닥에 뿌려진 찌라시 같은 형식의 명함이라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정식 중개업자가 아니거나 사기꾼이거나 뭐 대충 그럴 것이다.
어떤 식으로 어떤 사업을 하든지 사업을 시작하려면 먼저 명함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당신도 사업가로서의 마음가짐이 다져질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나도 자연스럽게 사업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진다. 사업을 하겠다고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시장에 가서 매장을 둘러보면서 매장 사장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나중에 명함을 못 주고 온다면 그 매장 사장들이 당신을 믿겠는가?
명함 만드는 걸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그냥 상호,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주소만 있으면 된다. 주소는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하면 된다. 전화번호는 집 전화번호를 넣기 싫으면 그냥 핸드폰 번호만 넣어도 된다. 요새 일반전화 없이 사업하는 사람들도 많다. 요새는 팩스 대신 스캐너를 사용하여 스캔 후 이메일로 주고받기 때문에 팩스번호는 없어도 괜찮다. 이메일 주소는 평소 자주 쓰는 포털사이트 주소로 해도 무방하다. 수백억 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 중에서 포털사이트 이메일을 대표 이메일로 쓰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주소의 경우 아파트라면 명함을 만들기가 좀 쑥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건물명 주소에는 아파트 명칭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건물명 주소를 쓰면 명함을 받는 사람이 그 주소가 아파트인지, 오피스텔인지, 일반 상업용건물인지 알 수가 없다. 상대방이 사무실 방문하자고 할 일도 없을 테니 자신 있게 건물명 주소를 사용하면 된다.
사업자등록증을 먼저 만들 필요는 없다. 사업자등록증은 세무서에 들어가면 간단한 업종일 경우에는 하루, 무역업처럼 좀 복잡한 업종일 경우에는 3일 정도 소요된다. 사업자등록증은 뭔가 거래가 성사된 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할 경우에 필요한 것이다. 거래를 하다 보면 사업자등록증 없이도 할 수 있는 거래가 많이 있다. 특히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시장의 경우에는 세금계산서 없이 거래하는 걸 더 선호하기도 한다.
어쨌든 사업을 하려면 일단 명함부터 있어야 한다. 직장에 들키면 곤란한 경우에는 지인들에게는 사용하지 말고 관련된 일을 할 경우에만 사용하면 된다. 인터넷 쇼핑몰 검색창에 명함이라고 치면 명함 제작하는 곳이 많이 나온다. 거기에는 업종별로 적당한 디자인을 샘플로 제시하면서 주문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다. 만 원 정도면 부끄럽지 않게 쓸 만한 명함을 제작할 수 있다. 어쨌든 명함은 꼭 필요하다. 명함이 없으면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명함을 주게 되면 받게 되는 명함도 생기기 마련이다. 명함은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는 것도 중요하고, 받은 명함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명함을 받으면 가나다라 순으로 정리해서 명함철에 고이 보관하는 게 명함을 잘 관리하는 게 아니다. 남의 이름이 적혀있는 명함을 훼손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받은 그대로 고이 간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명함을 잘 관리하는 방법이 아니다. 명함을 받으면 일단 빈 공간에 메모를 해야 한다. 첫째, 받은 날짜와 장소를 기재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 이외에 추가로 그 사람의 외모적인 특징이나 약력, 또는 어떤 특이한 사항을 기재하면 나중에 그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많은 도움이 된다.
그저 스마트폰 앱으로 명함을 찍어서 보관하는 것으로 명함 관리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문구점에서 여러 권의 명함철을 사서 가나다라 순으로, 혹은 업무 성격 순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디렉토리를 만들어서 파일 저장하듯이 그렇게 관리하면 나중에 명함 찾기는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을 언제 어디서 무슨 이유로 만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열심히 노력해서 사람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활용을 못하는 것이다. 명함 관리는 영업의 기본이다. 내 명함도 잘 만들고 받은 명함도 잘 관리하면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