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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Feb 29. 2020

우울증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똑똑하고 적극적인 휴식법


나이별 체력 차이에 대한 재미있는 말이 있다.


10대  : 밤 새고 놀고나서  다음 날에 또 놀 수 있음.

20대 :  새벽 2~3시 되면 택시 타고 집에 들어가야함.

30대 :  12시 땡하면 집에 가야함.

40대 초반 : 푹 자고 일어나도 점심때부터 피곤함.

40대 중반  : 자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피곤함.


누가 요즘 내 체력을 대신 설명해 놨나 싶었다. (특히 40대 중반 부분. 흑흑..)


만성피로에 쩔어있던 나는 얼마전 까지 휴일 라이프를 다음과 같이 보냈다.


휴일엔 내내 침대와 합체하여  누워지낸다. (일종의 와식생활? 이랄까.)

오전 11시경 :  겨우 잠에서 깨어  핸드폰을 잠시 조물딱거리다 다시 잠든다.  

오후 2시경 : 배가 너무 고파 잘 떠지지 않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냉장고나 식탁에 있는 식용 가능한? 음식을 찾아 아무거나 대충 입에 집에 넣는다.

오후 3시경 :  일단 공복감이 대충 해소되면 다시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스르륵 다시 눈꺼풀이 내려간다. 손에 힘이 빠져 쥐고 있던 벽돌같은 핸드폰을 떨어뜨려 입술 한 귀퉁이가 살짝 찢어질 때도 있다. (그 이후 매우 튼튼한 핸드폰 홀더를 장만했다.)

"아얏!" ..그래도 이빨 안 깨졌으면 됐지 뭐,  이런 생각을 하며 뒹굴거리다 다시 잠에 빠져든다.  이렇게 내내 허리가 뻐근해 지도록 잠을 잔다.

저녁 6시경 : 지겹도록 자다자다 드디어 침대에서 일어나면  벌써 어둑한 저녁이 되어있다.  그제서야 나는 몇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많이 잤는데도 온 몸이 물에 젖은 솜이불 같은 무거움과 허리 통증. 그리고 어느새 사라져버린 나의 휴일.


일요일이나 휴일을 이렇게 보내버리고 다음 날 학교로 출근하면 몸이 개운하기는 커녕 얼굴은 붓고 피부는 푸석하고 칙칙하다. 가뜩이나 많은 잔주름이 하나 늘었다. 게다가 이유 모를 짜증감은 스멀스멀. 이상하다. 난 분명 집에서 푹 쉬었는데?

어리석게도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꽤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 해 왔다.


<휴식>의 저자이자 의학박사이며 세계적인 수면 전문가인 매튜 에들런드는 "우리는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대로 된 휴식은 우리에게 건강뿐만 아니라 삶의 활력, 창의성, 인간관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휴식을 한 것이 아니라 휴일에 그냥 무기력하게 내 몸을 방치한 것이었다! 휴식과 힐링에도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라는 사실을 몰랐다. 제대로 된 휴식을 하려면 올바방법을 알아야 한다. 하루종일 침대에서 또는 쇼파에서 뒹굴거린다고 휴식을 취한게 아니다.


여러가지 적극적인 휴식 방법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지를 정리 해 보았다.


첫째, 잠은 평소보다 과도하게 자지 않도록 한다.

나는 주중에 제대로 못잔 잠을 휴일엔 이자까지 쳐서 10시간이고 15시간이고 겨울잠 자듯이 잠으로써 보상받으려 했다. 하지만 과도한 수면은 신체 리듬을 오히려 망가뜨려 우리의 컨디션을 저하 시킨다. 하루 종일 잠만 자고 다음날 퉁퉁부은 얼굴과 뻐근한 몸을 겪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8시간 정도의 적절한 수면이 신체리듬과 컨디션 깨지 않고 잘 유지시켜준다.




둘째, 피곤할 수록 귀찮더라도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충 떼우지 말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만들어 먹어야한다.

그동안 나는 휴일엔  밥을 하거나 요리하기가 너무 싫었다. 그러다보니 휴일에 가장 많이 먹는 것이 라면류. "일요일은 짜짜짜짜~짜빠게티 요리사~ " 노래를 흥얼거리며 각종 라면으로 끼니를 대신했다. 또는 한 주 고생했던 내게 상을 준다는 핑계로 피자나 치킨을 시켜먹었다. 이렇게 먹고 나면 맛있기도 하고(MSG가 정말 맛있긴 하다..) 허기는 대충 면할 수 있었지만 하루 종일 속이 더부룩해 하루 종일 꺽꺽대며 신트름을 했다. 이건 마치 자동차에  고급 휘발유 대신 신나를 넣고 자동차 성능이 올라가길 바라는 우매한 행동이다.

휴일엔 식사도 더 정성들여 하자.


셋째, 몸이 아픈 경우를 제외하고는 휴일에도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해야한다. 등산도 좋고 수영이나 요가도 좋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홈트레이닝도 추천한다. 그것도 귀찮다면 30분 정도 가볍게 동내 한바퀴라도 산책하자. 무거웠던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몸의 컨디션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좋다.


가벼운 운동부터 고강도 운동까지 내 몸 컨디션에 맞게 현명하게 선택하여 운동하자.



넷째, 업무 스트레스로 정신적으로 과부하가 걸렸을 때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하루 종일 TV 인터넷만 보진 말고 책을 읽자. 온 종일 TV나 인터넷만 보는 것은 얼핏 보면 머리를 쉬게 하는 것 같지만 의미 없이 쏟아지는 자극에 머리가 개운하긴 커녕 정신적 피로도는 올라간다. 소모적 휴식이 아니라 생산적 휴식이 되어야 한다. 지친 내 마음에 활력과 응원을 줄 수 있는 책이나 평소 관심있던 책을 읽어 마음의 양분을 섭취하자.

독서는  마음의 영앙제이다.


휴일에  이렇게까지 노력을 해야하냐고? 약간은 귀찮지만 사소한 노력들이 내 삶의 질과 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주중엔 업무에 치이고 인간관계에 치이고, 휴일엔 내 몸을 아무렇게나 방치해 두다가 어느날 갑자기  내 몸 여기저기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그땐 더 많은 노력과 시간과 돈이 필요할지 모른다.


내일은 오늘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가? 그러기 위해선 오늘 쉴 수 있을 때 잘 쉬어야한다.  쉴때는 휴식 전문가라도 된듯이 적극적으로 그리고 똑똑하게 쉬어야한다. 그러면 내 몸은 반드시 나의 노력에 대해 보상해  줄 것이다.




Q :  여러분은 어떻게 휴식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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