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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Feb 12. 2023

당신을 갉아먹는 에너지 뱀파이어 #2

에너지 뱀파이어 넘버 5.

직장에서 나를 힘들게 하고 내 몸과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었던 에너지 뱀파이어들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나르시시스트, 에고이스트,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등의 책과 각종 관련 글들을 읽어 보며 무슨 법의학자나 심리학자라도 된 듯 그들을 이해해보려 했다.


당신은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고  큰소리도 내지 않는 온건주의자이거나 평화주의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더더욱  직장에서 크던, 작던  그들로부터 미지를 받을 수 있다. 당신이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지 간에.


하지만  에너지 뱀파이어의 유형들을 미리 이해하고 나면 앞으로 당할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거나 이미 당한 피해라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심리학자는 아니므로  직장 생활에서 직접 겪은 경우들로만 분류해 보았다.(그렇다고 직장엔 나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 단지 그들은 너무 착해서, 남들에게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 성품이기 때문에 또라이인 그들의 목소리가 더더욱 크게 울려 퍼질 뿐이다)


에너지 뱀파이어 유형을  5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빙그레 썅년 유형(성별을 떠나 '빙그레 썅놈'보다는 통상 더 많이 쓰는 표현을 사용했음을 양해 바란다)

ㅡ이들은 일단 첫인상이 좋다. 처음 보는 어색한 사이인데도 웃으면서 살갑게 다가온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자신의 개인사를 적당히 풀어놓으며 대화와 친밀도를 빠르게 만들어 나간다. 상대방은 자신도 모르게 대화 속에 빠져들게 된다. 시나브로 그(그녀)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내가 가진 중요 정보, 업무 등의 성과를 그(그녀)에게 빼앗기기 시작한다. 같은 업무를 하는 관계라면 빙그레 쌍년의 무임승차는 기본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동료 대신 내가 일 좀 더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곧 병든 자신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그녀)는 당신에게 고마워하지도 않는다.


2.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역) 스타일

전형적인 권력형 빌런이다. (그래서인지 동료보다 승진이 빠른 편이다) 이들은 자신의 권력과 경제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그릇된 신념에 의해 행동하기보단, 권력을 믿고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발아래 두기를 원한다. 따라서 처음 알게 될 때부터 내 밑의 부하가 되겠냐는 시그널을 준다.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는 타인을 직접 구타하거나 자기 손에 피를 묻히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게 묘사가 되었지만,  현실에서 그랬다간 구속감이다. 오히려  현실 속의,  그리고 직장 속에서의 조태오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사람을 괴롭히는 게 주특기이다. 일단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이들을 이용해서 업무적으로 집요하게 괴롭히거나 (일종의 '태움'), 같은 사무실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란 듯이 살갑게 챙겨주면서 마음에 안 드는 동료에게는 모멸감을 준다. 예를 들면,  사무실에 커피나 맛있는 빵 등을 사 와서 직원들에게 뿌린다. 마음에 안 드는 그 한 사람만 빼고. 또한 중요 업무 정보를 그 사람에게만 공유하지 않아 조직에서도 고립시킨다.

처음엔 "나도 무시하면 되지"라고 호기롭게 생각해도 장기간의 무시와 모멸감을 느끼면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진다.


조태오 유형은  겉으론 호탕하고 리더십이 있어 보이지만 비열한 인간 유형이다.(목표로 한 사람을 끝까지 괴롭히는 점에서 나중에 언급할 서쪽마녀 유형과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서로를 미리 알아차리고  피한다)


*태움 :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을 지칭함.


3. 천상천아유아독존 유형(일명 미친개)

일 안 하는 건 기본이다. 게다가 예의고 규칙이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다. 본인 마음에 안 들면 누구에게든 소리 지르고 덤빈다. 흡사 미친개 같다. 본인의 이득과 감정에 조금이라도 피해본다고 생각되면 상대방의 이유나 사정 따위는 상관없이 바로 공격한다. 다른 직원들이 보더라도 신경 안 쓴다. 오히려 관중들이 많을수록 더욱 큰소리를 질러대며 발광한다. 마치 이 지구상의 가장 강한 생명체는 자신이라는 것처럼.


주변 직원들은 이런 유형의 동료가 있으면 최대한 그(그녀)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게 된다. 미친개한테 물리면 나만 손해니까. 그리고 쪽팔리는 걸 모르는 사람과 싸운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4.  서쪽마녀 유형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캐릭터인 서쪽마녀에서 유래했다.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강한 이 유형은 가스라이팅의 대가이다. 자신이 속한 그룹 내에서  목표물이  있으면 끊임없이 다가가 속삭이며 가스라이팅을 한다. 그리곤 자신의 말만 믿고 따르게 만든다. 직장이나 조직 내에 정치질을 잘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편을 만들며 조직을 균열시킨다. 놀라운 은 정작 자신은 선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척하는 이미지 메이킹의 천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얼핏 보면 친절하고 이미지가 좋다. 그래서  더더욱 자신으로 인해 어떤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져도 본인은 주목받거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다. 뒤에서 몰래 남을 조종하기 때문이다.


빙그레 쌍년과 비슷한 유형처럼 보이지만 서쪽마녀가 레벨이 훨씬 높은 위험인물이다. (빙그레 쌍년은 누가보아도 눈에 띈다) 서쪽마녀는 남을 세뇌하며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리고 행동 대장인 플라잉 몽키까지 부하로 두며 사람을 파괴시킨다.


5.  플라잉멍키



플라잉 멍키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날개 달린 원숭이로 서쪽 마녀의 충실한 하수인이다. 서쪽마녀의 가스라이팅에 의해  플라잉몽키는 맹목적으로  가해자의 입장,  가해자의 말만을 두둔하며 피해자를 괴롭힌다.  게다가 "그분은 그럴 분이 아니다" 또는 "그분은  훌륭한 사람이다"등의 말로 주변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려놓는다. 이들은 서쪽마녀에 의해 철저히 가스라이팅이 되어 있기에  정의를 위하여 행동한다고 믿는다. 이미지메이킹의 달인인 서쪽마녀에 현혹되어 사리구별 없이 피해자를 더욱 피폐하게 몰아간다. 한마디로 서쪽마녀의 충실한 개다.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 유쾌하지 않은  존재일 수 있다.

내 생김새, 내 말투, 내 업무 스타일, 그게 아니라면 그냥 내 존재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원래부터 강아지는 좋아하고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싫어하는 감정은 그 사람의 자유다. 그럼에도 원래부터 고양이를  싫어한다고 해서 고양이 괴롭히거나 해코지를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아니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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