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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Sep 19. 2023

내가 잘못했네.

그들은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

꽤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다.


그 오랜 시간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참고 또 참았다. 비참해질 때마다 도리어 과장된 웃음, 때로는 비굴한 미소슬픔을 가리고 포장했다.


왜 그랬냐고?


그때의 난 힘이 없었으니까.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백만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가해자들은 힘이 없는 사람만 골라 괴롭힌다.

뉴스 지면을 도배하는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봐도 알 수 있다. 항상 약한 사람들이 범죄의 표적이 된다. 돈이 없든, 가족이 없든, 나이가 어리든, 성별이 문제가 어쨌든 약하면 당한다.


사람들이 더 글로리에 왜 열광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가해자들은 열광하지 않겠지만.


더 글로리 시즌1의 마지막 장면에서  학폭가해자인 연진의 대사가 가해자의 심리를 대변해 준다.


연진은 문동은 집을 불법침입하여 문동은 방에 들어갔다. 

문동은 방 벽 전체에 붙여진 박연진과 그 무리의 사진들을 보고 연진은 말한다.


"내가 잘못했네~ 그때 그년을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가해자는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

심리학의 대가인 로버트 치알디니도 그렇게 말했다. 감옥에 수감된 그 어떤 범죄자도 자신이 진정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예전에 괴롭힘을 당했든,

지금 괴롭힘을 당하고 있거나,

나처럼 그 결과로 정신과를 다니면서 연명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제는  참지 않았으면 한다.


본인이 강하다고 생각하고 가진 게 많아 자신보다 약자를 괴롭히고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지킬 게 너무 많다. 박연진처럼.

많은 것을 가지려고 남을 괴롭혔는데 그게 스스로에게 족쇄가 된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권선징악까진 믿진 않지만 부메랑효과는 믿는다.


그리고 나는 예전처럼 약하지 않다.

계속 맞기만 하다 보면 맷집이 세진다.

나는 나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기로 했다.

참는 것이 아니라 강하게 항거하기로 했다.

내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그들의 범죄의 흔적이라는 것을 평생 증명하며 살아갈 것이다.


또 괴롭히거나 보복에 대해 겁나지 않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글쎄... 어차피 가해자들은 가만히 있으면 또 괴롭힌다. 비겁하게 궁싯거리고 있느니 처절하게 항거하는 게 낫다. 그냥 맞느니 차라리 영광의 상처가 덜 아플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강해져서 나쁜 인간들이 알아서 피해 가는 존재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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