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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찌 Feb 18. 2024

채용 퍼포먼스 마케팅의 종말

면접왕 이형의 세미나를 듣고 나서

지난 목요일, 2월의 가인지 성장클럽에 다녀왔다. 주제는 <인재를 어떻게 데려올 것인가>. 연사로 '면접왕 이형', '퇴사한 이형'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얼라이브커뮤니티의 이준희 대표와 가인지캠퍼스 김경민 대표가 나섰다.


인재를 모시는 일은 예로부터 모든 경영자들의 고민거리였다. 가장 유명한 리쿠르팅 사례로 회자되는 삼고초려는 '적임자를 발굴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구나.'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많지는 않지만 스타트업의 채용 계획 수립과 채용 과정에 참여해 본 경험에 기대어 본 세미나를 듣고 난 생각을 공유해 본다.


↓ 세미나 영상 링크

지원자가 없어 채용이 어렵다면? 바로 도입 가능한 '핵심인재' 활용 리크루팅 방법 3가지

*본 아티클은 세미나 내용 요약이 아닌 세미나를 듣고 난 필자의 생각을 적은 것이다.


1. 고도화되고 있는 세일즈, 마케팅, 프로덕트 영역과 달리 채용에서는 누구도 명확한 How to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채용은 남의 개념을 빌려오는 중이다. 배달의민족이 촉발한 일잘러를 위한 조직문화 개념이 스타트업 전반에 너 나 할 것 없이 비슷한 모양새로 퍼져있다. 이젠 어느 기업의 채용 사이트를 봐도 다 하는 얘기는 비슷하다. 데이터 중심, 고객 중심, 투명한 의사소통, 좋은 동료들. 우리 얘기가 아닌 남의 것을 빌려다 하는 소리라 그런지 진정성이 없다. 채용 브랜딩을 하겠다고 조직문화를 예쁜 말로 갖다 붙여도 아무도 혹하지 않는 이유다.


2. 퍼포먼스 마케팅의 관점에서 확률 싸움을 하고 있다.

무형의 채용 브랜딩은 사치품의 영역이고, 비교적 편하게 접근 가능한 것은 채용 광고의 영역이다. 돈 얼마를 태우면 사람인, 잡코리아, 원티드 등에 공고를 상위 노출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노출량'을 늘리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인재를 뽑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채용에서 배너광고를 때리고 있으니 갑자기 이건 마케팅이 되어버린다. CPR 몇 %가 나오면, 그중에 몇 %가 지원을 하고, 그중에 또 몇 %가 허수고...


확률 싸움이 되자마자 채용 업무는 노가다가 된다. 허수를 판독하며 버리는 리소스를 아까워하기는커녕, 이게 본인의 업무라고 굳게 믿어버리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3. 채용하는 사람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는 핵심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1, 2번 꼭지에서 인사담당자는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했다면, 실제로 해야 하는 업무는 완전히 다른 액션이라는 것. 잠시 삼고초려를 다시 생각해 보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유비는 여러 지역을 돌며 세력을 확장하던 와중에(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와중에) 서서라는 인재를 만나고, 그를 통해 제갈량의 뛰어난 역량에 대해 듣게 된다. 제갈량은 이미 본인의 지역(사업 영역)에서 이름을 날리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유비는 제갈량에게 3번이나 찾아갈 동인이 있었던 것이다.


유비는 사업을 확장하고, 더 성장시키기 위해 뛰어난 인재를 필요로 했다. 그리고 채용을 하기 위해 방을 써서 전국에 붙이고 면접을 보는 대신, 좋은 사람이 소개해 준 좋은 인재에게 올인했다. 이것이 채용 퍼널을 노출단부터 아주 좁게 잡고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전체적으로 다시 정리해 보면, 사실 별다른 얘기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가 어떤 인재인지 정의하고, 그런 사람을 발굴하고, 모셔오자는 것이다. 이 당연한 명제가 왜 현실적으로는 잘 실행되지 않을까? 가장 큰 이유는 리소스 때문이다. 개인의 커리어는 너무나도 복잡한 Factor들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Factor들이 회사의 그것과 잘 맞물려야 하는 관계로 채용은 더럽게 어렵고 실패 확률이 높은 싸움이다.


하지만 정답을 아는데도 실행을 못하는 것은 문제다. 적어도 핵심 인재를 구할 때는, 공고를 올려놓고 기다리기보단 적극적인 리크루팅을 실시하거나 수습기간이라도 잘 활용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채용은 어차피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효율을 따지기 어려운 분야다. 그럴 거면 이왕 쓸 리소스를 진짜 유효한 검증을 위해 쓰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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