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말고 나

감정이 올라올 때 감정의 원인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아보자

by 최용

살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때가 간혹 있다. ‘저 새끼 저거 왜 저러지?’ 라는 생각. 입밖으로 꺼내본 적은 없지만 속으로 참 많이 삼켜 본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나는 운전하면서 특히 많이 했던 것 같다. 무리하게 끼어들거나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자를 보면서 그랬었다.

나는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참 싫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친절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나 스스로도 친절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것 같다. 내가 친절한데 너가 불친절해? 내가 이렇게 배려하는데 너가 배려안해? 이런 신념으로, 배려하지 않거나 친절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저 새끼는 왜 저러는거지?’라며 비합리적 라벨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는 짓이었다. 의미없는 생각이었다. 질문이 잘못된 것이다. ‘저 사람 왜 저러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렵다. 내가 그 사람의 성향을 모두 아는 것도 아니고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저 사람 왜 저러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는 무척 어렵다. 설령 답을 찾았다 하더라도 그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저 사람이 왜 깜빡이도 안 키고 끼어들었지?’라는 질문에 혹여, ‘동승자랑 이야기 하느라 급하게 방향을 바꾸느라 그랬구나’ 이렇게 답을 찾았다 치자. 그 다음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아, 그랬구나…’라고 이해하는 정도? 만약 ‘원래 저 사람은 깜빡이를 안 키고 차선변경하는 놈이야. 아주 못된 놈이네’라도 답을 찾았다 치자. 그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건 뭘까? 그 사람이 모는 차 앞을 가로막고 서서 ‘당신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니 다음부터 안 그러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면 될까? 자칫 잘못하면 위협운전으로 신고를 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설령 그리했다손 치더라도 그 사람이 바뀔까? 그럴 가능성은 제로다. 원래 그런 사람은 항상 그렇다. 아무 부질없다.


네가 왜 그런지는 사실 나에게 별로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 중요한 점은, 너로 인해 내가 왜 영향을 받는지이다. ‘저 새끼 왜 저래?’가 아니라 ‘저 새끼 때문에 내가 왜 이러지?’가 제대로 된 반응이어야 한다. 그렇게 질문하면 답을 찾기도 쉽고, 찾은 답에 따른 후속조치도 할 수 있다. 왜? 내 것이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갑자기 끼어드니까 내가 화가 나네. 나는 왜 화가 나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그럼, ‘나는 배려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화가 있구나. 화가 나는 이유는 뭘까? 배려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슬픔이 있나?’로 다시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이렇게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내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변화행동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내가 찾은 나의 변화행동을 학습하고 훈련하다 보면 동일한 상황을 맞닥뜨리더라도 화를 내지 않을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감정적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상황이나 상대에 대한 질문말고, 나에 대한 질문을 하자. 특히, 부정적 감정이 올라올 때 더더욱 그렇게 해보자. 남을 바라보지 말고 나를 바라보자. 그렇게 나를 챙기자. 남을 통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살피면서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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