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서관까지만 걷다 올게요> 매거진의 글들을 모아다가 브런치북을 조용히 발간했다. 나의 두 번째 브런치북이다. 이 시점에서 나의 첫 번째 브런치북이자 2021년 12월 31일에 새해 선물처럼 밀리의 서재에서 출간된 나의 첫 전자책 <이런 번역가도 있습니다>의 근황을 슬쩍 보고하자면…
9월 29일 현재
내 책이 담긴 서재는 1,844개…
한 줄 리뷰는 41개…
종이책도 아니고 판매 부수라는 게 따로 없는 상황에서 내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이 두 가지. 나는 거의 매일 밀리의 서재에 들어가 독서를 하기 전에 내 전자책의 이 숫자들부터 확인한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출간 직후 약 한 달 정도 밀리의 서재 메인 페이지에 노출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홍보도 하지 못한 채 10만여 권의 전자책들 속에 묻혀버린 내 책. 9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런 내 책을 서재에 여전히 담아둔 독자들도 많고 새로 담는 독자들도 꾸준히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소중한 한 줄 리뷰…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내 책을 읽고 긍정적인 한 줄을 남겨주셨다. 마흔한 분 모두 복받으실 거예요. ㅜㅜ (아니, 제 책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늘 블로그와 브런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도요. 갑툭 감사 인사!)
이제 와 생각하면 나의 소오오오중한 첫 책에 대한 홍보에 내가 좀 소홀했던 건 아닌가 싶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한 달, 아니 한 주에 한 번꼴로 내 책에 대해 언급했어야 하나 싶고, 인스타 계정을 다시 파서라도 내 책 사진을 요리 찍고 조리 찍어 올렸어야 하나 싶은 거다.
얼마 전 래퍼 이영지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한 가수 크러쉬는 이런 말을 했었다. “이제는 ‘제가 오늘 앨범이 나왔습니다’라고 얘기하기도 너무 힘든 세상이 된 것 같아요. 막 예전에는 뭐 누가 나온다 그러면 D-3 D-2 하면서 기다리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내가 이번에 나오니까 제발~ 들어줘!!!’ 막 이렇게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는 이런 말도 했다. “그냥 이거는 일기랑 똑같은 거 같아요. 계속해서 해야 돼요. 그래야 내가 원하는 바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정말 맞는 말이다. 요즘은 제아무리 대단한 가수든 배우든 작가든 간에 자신의 음악이나 영화나 책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니까. 그만큼 볼 게 너무나 많고 읽을 게 너무나 많은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 아직 아무것도 아닌 나는 너무 아무것도 안 한 것이 아닌가, 하며 뒤늦은 후회를. ;;;
사실 전자책 출간 후 브런치 책방에 내 전자책을 등록하고 싶었는데 등록을 할 수가 없었다. 프로필 편집 페이지에 ‘출간한 책을 브런치에 등록해 주세요! 브런치 책방과 이 작가의 책에 작가님의 소중한 책을 진열해 드립니다.’라고 적혀있어 신청하려 했지만, 주요 온라인 서점에 입고된 책만 등록이 가능한 모양. 제 책은 밀리의 서재 오리지널이라 또르르... 브런치에도 쬐끔 섭섭하고... 아, 아닙니다. 제가 더 잘해야죠. ;;
암튼 이렇게 내 첫 번째 책 근황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글 쓰는 좋은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본다. :)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