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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영공x리라영 Dec 18. 2023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

미국인처럼 자기소개하는 법  

 

영화 "인턴"에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하는 장면이 총 다섯 번 정도 나온다. 영화 "인턴"은 로버트 드니로가 맡은 역할, 벤 위테커와 앤 해서웨이가 맡은 줄스 오스틴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이다. 줄스 오스틴은 전자상거래 패션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벤 위테커는 70세인데 '시니어 인턴'으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처음에 벤 위테커가 줄스 회사에 가서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인사하는 장면, 정식 입사해서 입사 동기들과 인사하는 장면, 직장동료가 먼저 와서 아는 체 하면서 인사하는 장면, 정식 출근을 했지만 아직 인사해본 적 없는 직장 동료와 인사하는 장면, 처음 만난 동네 사람들과 인사하는 장면, 회사 밖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과 인사하는 장면 등이 나온다. 영어로 자기소개 배우기에 더할나위 없는 좋은 영상 자료이다. 

 이 모든 장면에서 단 한 번도 'My name is ~'를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당연하다. 이 표현은 내가 미국이나 캐나다에 살 때, 써본 적이 없고 들어본 적도 없으니까. 진짜다. 우리 한국인들은 여태까지 사기를 당한 것이다. 역시 '학교 영어'가 문제인 것인가. 그리고 영어 스피킹을 10년간 가르치면서 영어 초보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My name is ~' 때문에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다. 영어 스피킹 시간에 자기 소개부터 배우는데 데 첫 번째 문장부터 오류가 있는 것이다. 

"'My name is~'는 금지어입니다." 실제 회화 스피킹을 가르치거나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하는 말이다. 왜냐면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하면 'I [아이]~'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말이 더 쉽게 나온다. 이걸 어디서 깨달았냐면 오픽을 가르칠 때 모든 문장의 시작이 'I [아이]~'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영어로 말을 진짜 못 하겠다고, 정말 초보라고 하시는 분들에게 처음 가르치는 표현들은 모두 'I [아이]~'로 시작한다. 사실 오픽에서 대답할 때 거의 모든 문장이 'I [아이]~'로 시작하며 'My ~'로 시작하는 문장은 없다. 


'My name is ~', 'My English name is ~', 'My job is ~', 'My hobby is ~' 'My favorite food is ~'등이 전부 금지어이다. 그러면 어떻게 영어로 말해야 할까?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 

 

'My name is ~'는 'I am 한국이름'으로 말하면 된다. 또는 'I am~'조차도 생략해서 그냥 이름만 말할 수도 있다. 

 영화 '인턴'을 보면 초반부에는 'I'm Ben.'으로 말하지만, 뒤로 가면 상대방이 'I'm 이름' 이렇게 말하면 그냥 'Ben'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My English name is ~'는 '(You can) call me ~'로 말하면 된다. 

영화 '인턴'에서는 나오지 않는 장면이다. 미국인이든, 미국인이 아니든 이름이 길거나 발음하기 어려운 경우에, 좀 친해진 경우에 'You can call me 닉네임 또는 영어이름' 또는 'Call me 닉네임 또는 영어이름' 이렇게 말하면 된다. 'You can call me ~'와 'Call me ~'는 하고자 하는 말이 같지만 'You can call me~'가 더 길기 때문에 더 공손한 표현이다. 영어도 문장이 길수록 존댓말에 가깝다.  

'My job is ~'는 'I work for/in~'으로 변경하는 게 좋다.

영화 "인턴"에서는 'I work for Jules (줄스 밑에서 일해요)'라고 계속 나온다. 이 표현을 미국인들이 어떻게 사용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본인 직업을 얘기할 때 동사 'work' 다음에 'for' 또는 'in'이 오는데 이 다음에 어떤 단어를 써야지 자연스럽게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할 수 있는지 다음 글에 이어서 연재하도록 하겠다. 


'My hobby is ~'는 'I like/love~'로 바꾸면 딱 맞다. 

'My hobby is ~'라고 대답한다는게 "What is your hobby? (네 취미는 뭐야?)"라는 말을 들을 때 쓰는 건데, 이 표현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초등학생이거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초급자 수준으로 대화할 때 등의 경우에서는 사용하지만 '성인이 일상적으로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가르칠 때 왜 이 표현을 지양해야 하는지, 대신에 어떠한 다른 표현을 써야 하는지 설명하고 '성인 영어 회화에 맞는 표현'을 가르친다. 이것도 '한국인이 스피킹을 못하는 이유'에 대한 글을 또 쓸 때, 나올 주제이다. 

My favorite food is ~'도 'I like /love~'로 바꿔 말하면 된다. 

'I like ~'는 '나는 좋아한다.'라는 뜻도 있지만 특히 회화에서는 진짜 사람들이 대화할 때에는 '나는 ~가 마음에 든다.'라는 표현으로 사용한다. 영화 "인턴"에도 이 문장이 수 천번 등장한다. 'I love ~'도 '나는 ~를 사랑해.'라는 뜻도 있지만 '나는 ~가 무지 마음에 든다'라는 표현으로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 영어 수업시간에 이 뜻을 배우지 않은 게 억울할 정도로 미국인들은 이 표현을 진짜 많이 쓴다. 미국에 살다가 'I love ~'가 '나는 ~를 사랑해.'보다는 '나는 ~가 무지 마음에 들어'라는 걸 스스로 깨달았을 때, 정말 한국 영어 교육에 속은 느낌이었다. 'I like ~'와 'I love ~'의 차이점, 그리고 이게 왜 오픽 시험 볼 때 가장 많이 나오는 표현인지는 앞으로 연재될 예정이다. 

 한국인이 쓰는 영어도 존중한다. 사실, 한국에서 영어를 쓰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도 많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라에 가서는 오히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이 더 잘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진짜 그러하다. 하지만 미국은 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너무 먼 나라이고 의사소통이란 같은 언어로 해도 자꾸 오류가 생기는 미완성적인 도구이다. 그래서 최대한 하고자 하는 말이 미국인들에게 어떻게 들리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한국어로 설명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게 바로 이것들이니까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내 정신세계의 일부가 이 쪽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영어를 가르친 지는 10년차이고, 오픽 강사, 기업 출강, 성인 영어 회화 전문, 미국 유학, 캐나다 어학연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이태원 에어비앤비, 어학원 강사, 번역 알바등의 일을 했고, 성인 영어회화 과외, 화상영어 수업, 영어 모임 운영, 영어 콘텐츠 네이버 블로거, 유튜브 영어 학습 콘텐츠 제작, 영어 해설 전자책 출판을 하면서 월요일마다 브런치 스토리에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다음 연재 내용이 궁금하면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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