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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i Jan 15. 2021

매체사에서 광고 상품을 영업하는 방법

Paid Media 매체 실무 Tip Vol.2 매체사 담당자 편

* 대행사 매체 플래닝 & 매체사 광고 상품 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광고주와 매체사 입장을 2편에 걸쳐 기술합니다. 2편 모두 디지털 매체에 더 초점을 맞추었음을 전합니다. (_ _)


  1편 '마케터의 광고 운영, 회사 돈도 알차게 쓰자!'에서 광고주 마케터의 시각으로 Paid Media 집행 실무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2편에서는 마케터의 정반대 편에서 광고 상품을 실제로 기획, 판매하는 매체사 담당자의 이야기를 다뤄본다.

 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영역을 'Sales / 영업'으로 칭하고 있지만, 매체사에서는 광고 상품 판매를 맡고 있어도 '영업 사원'이라고 칭하는 사례가 점점 줄고 있다. 모든 영업 사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상품에 대한 이해를 넘어, 다양한 기획 능력까지 갖추기 위해 기획-영업 조직을 통합하기도 하고, '전략가 / Strategiest, 매니저 / Manager'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고 있다. 매체 집행에 있어 전략적인 면이 점점 더 중요시됨에 따라 더 이상 인맥, 친분, 수완 위주만으로는 광고 상품 판매가 어려워진 것이다.


좋은 매체 salesmen이 되고 싶다고? 출처 : giphy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대행사/광고주와의 교류를 거절당했을 때 대응방법이다. 미팅이나 전화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나의 전략적인 면모를 어떻게 보여주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완곡한 거절의 표현들은 다음과 같다.


"이미 매체 Mix가 확정되어서요."

  디렉터 레벨 컨펌까지의 여정이 힘든 만큼 새로운 광고를 끼워 넣어 Mix 수정을 유도하기는 어렵지만, 늘 미래에는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갑자기 급하게 소진해야 하는 추가 예산이 툭튀하는 경우, 집행 중인 매체가 너무 비효율적 이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경우 등 숨겨져 있던 기회는 언제든지 나타난다.
 또한 캠페인 론칭 후 종료까지 매체 Mix가 한 번도 안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광고주들은 일간/주간 보고를 접하며 매체 상품 별 효율성을 체크하고 상품 별 예산을 조정하거나 추가/제외하는 작업을 빈번히 거치고 있다. 이번 캠페인, 또는 다음 캠페인이라도 기회는 꼭 온다. 그때까지 주기적인 협업 관계를 유지해보자.

"저희는 외국계라 로컬 매체는 집행할 수가 없어요."

  예상치 못한 이유겠지만 꽤 많이 들리는 피드백이다. 전체 집행 총괄은 헤드쿼터(HQ)인 다른 국가에서 진행이 되고, 한국은 지사의 개념으로 집행 및 보고가 이루어지는 경우이다. 총괄 디렉터가 여러 국가를 관리하기 때문에 한국의 메인 매체인 네이버, 카카오와 글로벌 매체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정도를 제외하고, 타 버티컬 매체를 이해하거나 집행을 허가할 여유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빠른 시일 내에 해당 브랜드 광고 집행을 설득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 1년에 한 번쯤은 이런 외국인 디렉터가 한국 매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꼭 생긴다. 신규 연도 매체 계획을 위해 새로운 로컬 매체에 대한 리서치를 시행하거나, 직접 한국 방문을 하여 여러 매체의 매체설명회를 들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경우 등이다. "나중에 제안 자료가 매체설명회가 필요하실 때 꼭 연락 주세요!"라는 말을 남기면 언젠가는 신기하게도 연락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내 광고주 마케터도 마찬가지로 모든 기획, 보고 문서를 HQ에 영문으로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매체 상품을 도입하기에 업무적으로 버거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땐 광고주 쪽에서 문의하지 않더라도 플랜/리포트/매체설명회 등 필요시 영문으로 서포트가 가능함을 언질 해주는 것이 좋다. '영문 서포트는 어려울 거야'라고 미리 짐작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공이 많이 들어간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글로벌 브랜드라는 특성상 한 번에 통 큰 금액이 성사되는 경사(?)가 생길 수도 있다.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외국계 브랜드는 신규 수주가 어렵다.'라는 업계 통념이 있기 때문에 개발 사례를 내부적으로 어필하기에도 좋다.


예부터 외화 벌이는 더 고달프다고 했다..




Vol.1 마케터를 위한 Tip  1  목표 수립(KPI)을 명확히 하자

>> 매체사 담당자를 위한 Tip  1  캠페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물어보자 


 1편에서 언급되었듯이, 광고주 머릿속에는 주 KPI, 보조 KPI, 그리고 Hidden KPI가 자리하고 있다. 이것을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것이 광고 상품 판매를 위한 기획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파악이 완료되면 왜 해당 상품이 주 KPI 및 보조 KPI 달성에 적합한지 구체적인 수치 예시를 들어 설득해보자. 수치 예시는 내부 히스토리 데이터를 보통 업종별로 평균을 내어 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느 정보 보수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보장되지 않는 예시 수치라 하더라도 광고주는 '이 정도는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군'으로 상부 보고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보장이 안될 시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수치만으로 효과를 명확히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 Hidden KPI를 공략해보자. 1편에서 언급되었듯이 광고주에게 캠페인의 성공적인 결과만큼 내부 성과 어필도 중요하다. 특수한 신규 광고 기법(타겟팅, 특수 소재 등)이나 정성적인 광고 효과 리포트 제공(리서치 회사와의 공동 조사), 매체사 발간 자료 상 성공 사례 등재 등을 제안해 볼 수 있겠다.

일반적인 KPI 사례. 이 중에서 공략 중인 광고주는 어떻게 매칭 중인지를 파악해보자


Vol.1 마케터를 위한 Tip  2  소비자의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 변화를 주시하자

>> 매체사 담당자를 위한 Tip  2  타겟 적합성을 입증하자

 

 직접적인 마케팅 성과를 위해, 불특정 다수 10명에게 광고가 노출되는 것보다 정말 필요한 타겟 1명에게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 선호되는 경우가 많다. 수치적인 면에서 효과를 명확히 사전에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타겟 적합성 자료를 제시해보자.

 판매하고 있는 광고 상품의 타겟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래 4가지 개념을 훑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Placement & Audience 타겟팅 : 타겟팅이라고 하면 보통 쿠키, UUID 값 등을 이용한 Audience 타겟팅을 먼저 떠올리는데, 광고가 노출되는 지면을 선택하는 Placement 타겟팅도 널리 쓰이고 있다. 전환 퍼포먼스가 중요한 광고주는 Audience 타겟팅을, 브랜딩이 중요한 광고주는 Placement 타겟팅을 애용한다. 예를 들어 럭셔리 브랜드가 유튜브에 광고를 집행할 경우 High-end 타겟에게만 광고가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광고가 노출되는 지면 환경의 질도 중요하기 때문에 유튜브의 Audience 타겟팅을 생략하고 럭셔리 관련 콘텐츠 앞에만 광고가 나가는 Placement Targeting만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타겟팅 정밀도 & 퀄리티 : 역시 타겟팅이 얼마나 정밀한 지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타겟팅의 퀄리티를 입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적으로는 해당 타겟이 얼마나 구매력이 있는지 소비 능력을 입증하기도 하고, 광고가 노출되는 환경에서의 몰입도, 매체 체류 시간, 타겟팅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한 지 등을 어필하기도 한다.

 위 4개의 개념을 이용한 사분면에서 판매 중인 매체 광고 상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면 누구에게 / 어떻게 어필할지가 더 명확해진다. 또는 부족한 면을 확인하여 매체 상품을 보완하는 데에도 참고할 수 있다.

타겟팅 방법 & 장점 구분에 따른 사분면 별 광고 상품 예시


Vol.1 마케터를 위한 Tip  3  할인율에 현혹되지 말자

>> 매체사 담당자를 위한 Tip  3  할인 조건을 명확히 하고 할인율 외의 Benefit도 제공하자   

 어떤 상품을 판매하든지 가장 쉽고 간편한 프로모션은 아무래도 '할인'을 제공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할인만 강조하면 나중에 독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신규 광고주 영입을 위해 할인을 제공한 경우, 할인을 중지했을 때에 광고 집행이 함께 중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해당 단가를 평소 단가로 인지해버리므로 나중에는 할인 혜택에 큰 메리트를 못 느끼게 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할인 프로모션을 활용하되 더 지속력과 효과를 높이려면 할인 조건을 명확히 하고 할인 외에 다른 Benefit도 함께 구성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장기 집행 할인이나 연간 계약이 그 방법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메이저 매체사들은 집행 금액이 큰 전략 광고주에게 연간 주기로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갱신하여 제공하고 있다. 집행 금액 X 기간에 비례하는 할인과 더불어, 성공 사례 양성을 위한 전략 서포트, 사전 타겟 데이터 분석, 사후 성과 분석, 워크숍 제공 등 단순한 '할인 제공'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협업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Vol.1 마케터를 위한 Tip  4  미디어렙사의 데이터를 십분 활용하자

>> 매체사 담당자를 위한 Tip  4  360도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자

 1편에서는 미디어 렙사에서 One-Stop Agency Service를 제공하고 있는 현황을 언급했었는데, 매체사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대행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360도 서비스가 광고 업계 전역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 마케팅 분석 > 캠페인 전략 > 소재 제작 > 매체 기획 > 매체 집행 > 성과 분석 ]이라는 전 과정 하나하나가 매우 전문적임에 따라 대행사 내에서도 분업이 명확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고주가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불만 사항은 이 각각의 업무가 과도하게 분리되어 있고, 협업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발생하며, 하나의 목적 아래 인라인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TV 소재와 디지털 소재의 전략이 따로 놀기도 하고, 소재의 전략과 매체의 전략이 따로 놀기도 한다. 매체 수가 너무 많고 다양한데 소재 가이드라인이 각기 다르다 보니, Key Creative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소재 가이드라인의 한계를 간과하는 일도 생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매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미디어 렙사와 매체사에서 매체 기획 & 집행의 앞 단계까지 진출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매체가 노출되는 문맥과 매체의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매체사가 직접 제작한 소재가 광고주/대행사로부터 Top Down으로 제작되는 소재만큼이나 성과가 좋게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TV 노출 환경에 맞추어 직접 전략 수립~소재 제작까지 진행한 포커스미디어의 마켓컬리 소재 사례


 물론 전반적인 모든 마케팅 과정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대행사와의 협업을 선호하는 광고주도 많지만, 매체의 특수성이 가미된 소재 기획 / 제작 서비스를 선호하는 광고주도 많으므로 해당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 소재 제작 내재화가 어렵다면 소재 제작 방향에 대한 조언 제공만으로도 광고주의 신뢰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소재 전략 외에 매체사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사전 타겟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을 광고 집행 후로 미뤄두는 경우가 많은데 엄연히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매체사인 만큼 광고주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타겟들만 따로 모아 선호하는 콘텐츠, 매체 활용 성향(요일, 시간대, 사용량 등) 등 타겟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면 광고주 사전 마케팅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 타겟 분석 소스가 되는 매체에 더 많은 마케팅 예산을 투자하는 선순환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게 된다.


링크드인에서는 광고주 사이트 유저 데이터와 링크드인 회원 데이터를 크로스 분석할 수 있는 분석 픽셀을 제공하여, 브랜드 소비자의 직업 분포를 제공하기도 한다. 출처 : 링크드인


Vol.1 마케터를 위한 Tip  5  매체사와의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자

>> 매체사 담당자를 위한 Tip  5  광고주와의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자


  배려심이 깊은 광고주들의 경우, 예산 집행이 어려워 보이는 매체사와의 교류를 애초부터 꺼리는 경우가 있다. 집행도 없이 매체 담당자를 귀찮게만 할까 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럴 땐 비공식적으로 '꼭 집행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제안 발굴 사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점을 어필해보자. 당장 집행을 원하지 않는 매체 담당자라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매체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배움에 목마른' 광고주들도 꽤 많기 때문에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공유받고 싶어 할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업계 동료로 시작했더라도 추후에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업계 내 발을 넓혀 놓아서 해가 될 것이 전혀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훌륭한 비즈니스 매너는 필수! 약속한 업무 퀄리티와 기한을 꼭 지키려고 노력하고 그렇지 않다면 납득할만한 사유와 함께 사후 개선 방안을 꼭 제공하도록 하자. 실제로 실수 자체를 책망하기보다, 실수 후에 적절한 대처를 보여준 담당자에게 더 신뢰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마케팅 전반 과정에서 휴먼 에러는 꽤 익숙한 일이지만 적절한 비즈니스 매너는 생각보다 흔치 않기 때문이다.


출처 : giphy




요약 

캠페인 목표를 먼저 파악해서 그것에 맞는 셀링 포인트를 어필하자

판매 광고 상품의 타겟 특성 및 포지셔닝을 파악하여 집행을 설득해보자

단기적인 할인만 강조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계 지속을 위한 베네핏 패키지를 제공하자

매체 집행에 국한된 서비스 외에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분석 등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시도를 꾸준히 하자

마케팅에 유용한 정보 제공, 비즈니스 매너를 기반으로 광고주와의 돈독한 파트너쉽을 유지하자


무엇보다도 잊지 말 것, 위 스킬을 시전 할 기회를 얻기 위해 광고주 측의 교류 거절에 당황하지 말고, 교류할 수밖에 없는 무기를 꼭 개발해 낼 것.


출처 :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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