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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제주 Oct 22. 2023

[9]. 아이가 크는 만큼 엄마는 힘들다

이제부터 몸이 무거워서 힘들어진다

31주 0일

 엄마는 평안이를 가지고 1~2주에 한 번은 다리에 쥐가 나서 깬단다. 아빠도 예전에 자다가 쥐가 나본 적이 있어서 알지만 이게 굉장히 예고 없이 찾아오고 고통스럽지. 그래도 아빠가 어릴 때 축구를 많이 해둔 덕분에 쥐가 났을 때 하는 응급처치를 해줘서 그래도 금방 좋아지긴 하는데 주기적으로 이러니 엄마도 매우 힘들 거야. 




31주 5일

 엄마가 임신 31주를 넘어가면서 배가 엄청나게 불러오고 있단다. 다른 임산부에 비해서는 적게 나오는 편인데도 이제는 예사롭지 않단다. 아빠가 만지면 이게 평안이 머리겠구나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이제 함부로 만지기가 미안할 정도로 배가 땡땡하게 불러 나왔단다. 그렇게 배가 나와도 평안이가 이제 많이 커서 엄마 뱃속은 좁을 거라고 하더구나.


 그리고 엄마는 밥을 먹을 때도 위가 눌려서 그런지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지 못하는 것 같아


 엄마는 이제 많이 걷거나 오르막을 걸어도 힘들어하지만 가장 힘들어하는 시간은 밤에 잘 때인 것 같아. 평안이가 뱃속에 있으니 천장을 바라보고 누우면 배가 눌려서 힘든데 옆으로 돌아눕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아. 일단 처음 잠들 때는 피곤하니 금방 잠드는데 새벽에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워해서 뒤척이곤 한단다.


평안이가 뱃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세상에 나올 준비를 열심히 하는 만큼 엄마도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단다.


그리고 이제 병원에 가지 않아도 평안이가 무럭무럭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데, 엄마아빠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스스로 생명의 형태를 갖추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경외심도 느낄 수 있단다




32주 2일

  엄마는 새벽에 자다 깨면 평안이가 움직이기를 기다린대. 예전에는 평안이가 자고 깨는 시기가 불규칙한데 이 시기가 되면 루틴이 생겨서 엄마랑 같이 자고 깬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예전에는 엄마가 잘 때도 막 움직였는데 요새는 잘 때는 조용한 것 같아. 그러니 눈으로 보이지는 않으니까 평안이가 안 움직이면 엄마는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불안감이 많이 줄어든 거란다. 평안이가 작아서 태동이 느껴지지 않을 때는 평안이가 잘 크고 있는지 병원 가서 초음파 보기 전에는 알 길이 없어서 엄마는 엄청 불안해했어. 태동 생기고부터는 평안이가 움직이는 게 느껴지고 아빠도 엄마배에 귀를 붙이고 소리와 움직임을 들어서 불안감이 좀 덜해졌단다.


어제 할머니댁에 가서도 그런 얘기를 들었어. 신생아가 태어나면 자다가도 숨은 잘 쉬고 있는지 확인한다고



32주 5일

 엄마는 자고 일어나면 어깨와 등근육이 뭉쳐서 고통을 호소한단다.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서 자면 뱃속에 있는 평안이의 무게에 장기가 눌려서 힘드니까, 옆으로 누워서 자는데 그게 근육을 뭉치게 만드는 원인인 것 같아. 다행히 아빠가 엄마가 회사에 출근할 때부터 피로로 뭉친 근육을 푸는데 나름 소질이 있어서 근육을 풀어주는데 근원적인 통증은 사라지지 않나 봐. 밤에 자기 전에 근육을 풀어줬는데도 다시 아침이 되면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있단다.


 지금 엄마의 큰 바람 중 하나는 엎드린 자세를 하는 것이래. 평안이가 생기고부터 엎드린 자세를 못한 지 9개월이 되어가니까. 그리고 아마도 엎드리지를 못하니 잘 때 자세를 바꾸는 것도 예전보다 훨씬 불편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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