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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피아 Oct 24. 2020

신혼여행 이야기(1)

남태평양 크루즈를 타고 떠나다

 애프터 파티를 끝내고 다음 날, 신혼여행을 위해서 인천공항으로 행하였다.

 오랫동안 준비한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기다리던 신혼여행을 드디어 떠난다니!

매우 기쁘고 큰 해방감을 느꼈다.

인천에서 10시간을 비행해서 호주 시드니에 다음 날 아침에 도착하게 되었다.

호주 공항은 검역이 까다롭다고 한다.

 특히 고기 성분이 들어간 음식은 라면조차도 미리 신고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낸다고 해서 한국음식은 하나도 들고 가지 않았다.

래서 공항에 도착해서 혹시나 검역이 너무 오래 걸릴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별일 없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

시드니 공항에서 크루즈를 타는 항구까지 셔틀버스를 미리 신청해 놓았다.

그래서 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1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국제전화까지 하면서 업체에 알아보았지만 기다리라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1시간 반이 지나야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호주인처럼 보이는 버스기사가 미안하다는 한 마디도 없어서 시드니에 대한 첫인상인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크루즈 항구에 도착하였고 짐을 맡아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크루즈에 타기 전까지 짐을 맡기고 시드니 시내 구경을 살짝 하였다.

구경을 하면서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새 크루즈를 탈 시간이었다.

12층의 높이의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크루즈는 가까이 가니 더욱 크고 웅장하였다.

'드디어 크루즈를 타는구나!'라는 설렘을 가지고 입장을 하였다.

우리는 스위트 룸이어서 줄을 서지 않고 승선할 수 있는 혜택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적어서 그 혜택은 별로 쓸모(?) 있진 않았다.

우리 방인 스위트 룸으로 가보니 바다 쪽으로 발코니가 있고 크루즈 치고는 넓은 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와, 오페라 하우스다!"

발코니에서는 오페라 하우스가 바로 보여 우리는 한참을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제 크루즈 구경도 하러 가자~"

크루즈는 4층 높이 정도의 높은 천장을 가진 로비홀을 중심으로 식당과 카지노 등 여러 부대시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크루즈 로비홀

크루즈의 꼭대기로 올라가자 풀장이 있었고, 풀장은 양끝으로 2개가 위치하고 있었다.

"우와, 슬라이드도 있네, 재미있겠다."

벌써부터 슬라이드를 타고 놀 생각을 하니 설레었다.

크루즈 풀장

크루즈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저녁은 뷔페식과 코스식 중에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코스 레스토랑의 경우 5시 타임, 7시 타임 중 원하는 시간을 정해서 식사를 한다.

우리는 저녁을 일찍 먹는 게 좋아서 5시 타임을 선택했다.

레스토랑 내부는 매우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되어있었고 꽤 넓은 편이었다.

코스 메뉴는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3~4가지의  옵션 중에서 고르면 되었다.

꽤 다양한 메뉴가 나와서 우리는 크루즈에서 지내면서 어떤 메뉴를 먹을지 고민하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저녁시간에 레스토랑에서의 댄스타임

저녁식사의 맛과 서비스는 훌륭하였다.

특히 스테이크는 매일 나오는 메뉴였는데, 쇠고기가 유명한 호주에서 스테이크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단 하나 아쉬웠던 점은 우리 부부만 단독 테이블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합석을 해서 좀 부담스러웠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4명은 호주인들이었는데 우리는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매일

'오늘은 또 무슨 주제로 대화를 해야 하나'라고 고민할 때가 많았다.

식사를 하고 나서 얼마 뒤 공연을 시작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공연은 물론 영어로 진행되었지만 코미디 공연이고 거의 몸으로 웃기는 거라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크루즈 공연

이러한 공연을 은 매일 저녁 진행된다고 한다.

9박 10일의 크루즈 일정은 3일 동안은 바다에서만 지내고 4일째부터 섬을 한 군데씩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바다에서 3일간 지낼 때가 심심할 것 같아 걱정되어 온갖 영화와 드라마를 빵빵하게 다운로드하여 놓았다.

3일 동안 우리 부부는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그동안 결혼 준비를 하느라 지치고 바쁜 나날들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사실 나는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 계획을 철저히 세워서 여기저기 보러 다니기 바빴는데 이번 신혼여행은 여유가 있어서 힐링하기 좋았던 여행이었다.

우리는 크루즈 꼭대기에 올라가 비치체어에 누워서 한 없이 펼쳐진 검푸른 남태평양을 멍 때리며 바라보거나 풀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추워지면 따뜻한 월풀에서 몸을 녹였다.

그리고 조금 출출해지면 24시간 준비되어있는 뷔페에서 배를 채웠다.

그리고 배가 불러 졸려지면 숙소로 들어가 한숨 잤고, 그러면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었다.

저녁시간에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서 재미있는 공연을 보고 또다시 꼭대기로 올라가 비치체어에 누웠다.

비치체어에 누워서 하늘을 보면 어느새 깜깜해진 밤하늘에서 쏟아질듯한 별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새까만 남태평양의 망망대해에서 크루즈가 홀로 운항하고 있어서 밤하늘의 별이 더 잘 보이는 것 같아."


그렇게 3일을 보냈고 우리는 바트 아누의 '미스터리 아일랜드(Mystery island)'에 도착하였다.


"오빠 우리 드디어 섬에 도착했어!"


아침에 일어나 보니 크루즈 옆에 작은 섬이 보였다.

미스터리 아일랜드는 예전에 식인종이 살았던 섬인데 영국 여왕이 휴가를 보내러 와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크루즈는 배가 커서 섬에 바로 정박할 수 없어서 보트를 타고 섬으로 향하였다.

먼저 섬을 한 바퀴 구경하였다.

 섬은 지금은 무인도이고 매우 작은 섬이어서 한 바퀴 도는데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미스터리 아일랜드는 남태평양의 섬답게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해변을 자랑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해변을 즐기며 수영을 하였다.

스노클링도 시도해보았지만 물살이 세고 시야가 좋지 않아서 금방 포기하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땅을 밟을 수 있어서 좋았고 아름다운 섬이었다.

미스터리 아일랜드에서 보이는 크루즈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는 미스터리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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