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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MNI Jul 14. 2021

03。 뛰어나다. 훌륭하다

이 뜻을 보았을 때 빼어나다와 어떤 의미가 다를까, 어떻게 다르게 풀어낼까 고민을 많이 했다.


뛰어나다 : 남보다 월등히 훌륭하거나 앞서 있다

그래서 내가 겪어온 훌륭함과 그 사람들을 말해보고 싶다. 내가 겪은 첫 번째 훌륭함은 그림을 그리는 세상 속에서였다. 어렸을 적 미술학원 선생님께서 미술을 전공해보지 않겠냐며 권유했던 경험이 있다. 그땐 음악으로 진로를 정하고 난 뒤였고, 가차 없이 거절했었었다. ( 대학생 때까지 후회했더라지, 간혹 가다 내가 미술을 한다고 했으면 지금의 내가 달라졌을까? ㅎㅎ.. )

그림을 그리면서 휴대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면서 한 분야에 뛰어난 사람이 정말 많다고 느꼈다. 그리고 여기서 깨달은 중요한 사실 하나. 어느 한 분야에서 뛰어나고 훌륭함은 굳이 그들이 뽐내거나 드러내지 않아도 언젠가 드러난 다는 것이다.


어느 대기업 자소서에 훌륭한 인물을 적는 란이 있었다. 난 흔하게 스포츠 스타 중에 훌륭한 사람을 찾았으며 김연아를 적었고, 그 이유는 어린 나이에는 엄청난 노력으로 누구도 이루지 못할 성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를 떠올리면 잊지 못하는 인터뷰. 어떤 생각을 가지고 훈련하냐고 한 기자가 물었을 때, 뭘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고 대답하는 그녀의 당찬 발언에 머리를 띵하고 맞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꼭 무언가를 가지고,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고 하지만, 그냥 하다 보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어떤 것이든. 하지만 그 성과가 과연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why? 그 우연도 내가,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취업스터디를 하면서 두 번째로 훌륭함을 느꼈다. 취업을 하기 위해 커뮤니티로 스터디를 구해 같이 공부했던 경험은 나에게 있어서 뭘 줘도 바꾸지 못할 값진 경험이다. 언니 오빠들부터 동생까지, 그리고 스쳐가는 수많은 인연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지금까지도 종종 연락하는 하나의 모임이 있는데 그 스터디의 오빠 언니들은 정말이지 내가 아는 누구보다 열심히였고, 취업을 떠나서 뭘 해도 될 사람들 같았다. 그중 한 명의 오빠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데, 취업은 운이라지만, 그 운도 자기가 만들어가는 거라고, 운은 그냥 찾아오는 게 아니라 내가 고생하고 힘든 만큼의 순간에 보상으로 오는 거라고. 그 얘기를 듣고 취업은 순전히 운이라고 믿었던 나를 반성하게 했다. 진짜 저 오빠는 뭘 해도 될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경험.

그리고 다른 한 스터디에서는 지금은 제주도 어딘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오빠가 했던 말,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이 너무 간절해서 말도 조심하고, 쓰레기가 보이면 줍고, 내가 손해 보더라도 후회할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그 오빠를 보자니 과거의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쌓아온, 경험해온 착한 심성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회의 미덕이라는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다방면의 훌륭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고, 그 순간순간 힘들었지만 (미화된 기억 투성이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만났던 훌륭한 사람들만큼은 내 인생에서 무엇을 줘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훌륭함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리 자신이다. 누군가가 내 글을 보고 공감하고 맞아, 나도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면 난 꽤 브런치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인색하다 못해 남의 잣대로 자신을 바라보기 쉽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리 자신이야말로 훌륭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뛰어나다, 훌륭하다 秀

오늘 하루를 버텨낸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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