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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Oct 15. 2021

지도와 함께 떠나는 이탈리아 와인 투어

이탈리아는 프랑스, 스페인과 함께 세계 3대 와인 생산지이다.
로마제국의 융성했던 문화를 생각하면 이탈리아가 프랑스 다음으로 치는 와인강국이 되었다는 것이 조금 의아하기도 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무척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수출보다는 내국인이 스스로 음용하는데 열정을 보여 좋은 와인을 굳이 수출하지 않았다는 가설이 있는데 무척 그럴싸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3세가 직접 국가주도로 와인

산업을 수출품으로 키웠고 와인의 등급체제 또한 일찌기 1855년에 도입했다.
그랑 크뤼 클라세라는 보르도의 등급이 그것이다.

이탈리아는 그에 비하면 훨씬 늦은 1963년에 최초의 원산지 명칭법을 재정했다.
프랑스의 AOC 를 카피 하다시피 만든 DOC 제도이다.

 프랑스의 포도 재배가 로마 군대 주둔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면 이탈리아의 와인 제조는 그리스 인들의 식민도시 건설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그리스 인들은 이탈리아를 ‘와인의 땅’이라 일컬으며 포도 재배에 최적화된 땅으로 칭송했고
포도 품종과 와인의 양조 기술을 전수했다.

로마 제국은 시민사회의 문화와 연일 베풀어지는 향연으로 와인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으며 또한, 중세에 들어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와인이 신성한 지위로 등극하게 된다.

로마 교황의 와인을 담당한 사람을 산테 란체리오

(Sante Lancerio)라고 불렀는데 소믈리에의 선구자라고 볼 수 있다.


장화모양의 이탈리아를 세부분으로 나누면 북부에는 피에몬테, 롬바르디아, 베네토주가 속하게 되며
중부에는 토스카나, 마르케주, 라치오주 등이 자리하고 남부에는 캄파니아, 풀리아, 시칠리아 등이 속한다.

피에몬테란 ‘산기슭’이란 의미로 북쪽의 서늘한 기후가 잘맞아 명품 와인의 산지로 꼽힌다.

특히, 네비올로 품종으로 만드는 바를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지역이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바를로는 ‘왕의 와인’이라 칭하며 파워풀한 힘이 있고 바르바레스코는 섬세하고 부드러워 ‘여왕의 와인’이라 부른다.

롬바르디아는 일찌기 이 땅에 왕국을 세운 랑고바르드족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밀라노가 주도이며 패션을 비롯한 많은 산업의 중심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곳이다.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을 뜻하는 스푸만테의  프란차코르타가 유명하다.

베네토주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속한 주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한 베로나에서는 프로세코를 비롯해, 소아베 등 화이트 와인 생산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발폴리첼라에서는 아마로네를 생산하는데,

포도를 그늘에서 말려 당도를 높이는 아파시멘토 기법으로 만든다.

 중부 이탈리아의 중요 산지는 토스카나 지방이다.

일찍이 피렌체를 다스렸던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 3세에 의하여 키안티의 지역을 구획하였고,
끼안티 클라시코, 브르넬로 디 몬탈치노 등 DOCG급의 고품질 와인을 생산한다.

한편, 끼안티 지역의 와인 생산자들은 1970년대에 이탈리아 와인 르네상스 혁명을 주도하였는데
기존의 생산지 와인 법령에 지정되어있는 품종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블렌딩하여 와인을 새롭게 개선하였는데 그 결과,

‘슈퍼 투스칸’이라고 불리는 혁신을 이루어냈다.

토스카나 지방의 토착 품종은 산지오베제로 대부분의 키안티 와인에서 주된 품종으로 이용된다.
산미가 있으며 타닌이 풍부하여 복합적인 향과 밸런스가 좋은 와인으로 평가받는다.


끼안티 클라시코는 산지오베제의 전통적인 블렌딩 비율에 의해 만들어지며 와인의 병목에
숫닭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는 시에나와 피렌체의 와인 지역 선점을 위한 히스토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끊임없는 영토 전쟁을 피하고자 꾀를 낸 이야기이다. 새벽에 닭이 울면 그 떄를 출발 신호로 삼고 달려서 영토의 경계를 정하는 것인데 전날 밤 닭을 굶겨서 새벽에 일찍 울게 한 피렌체가 승리하였다고 한다.

 남부 이탈리아는 일찍이 그리스인들에 의해 식민지가 건설되었는데 그 영향으로 캄파니아주에서는 그리스의 포도 품종인 알리아니코와 그레코가 각각 레드, 화이트 와인에 쓰인다.

풀리아주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리스가 기원인 프리미티보 품종으로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프랑스 와인이 고평가 되어있다면 상대적으로 이탈리아 와인이 저평가 되어있다는 생각을 한다.

일단, 프랑스의 콧대 높은 자존심과 문화적 자부심이 와인에도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다.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와 같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적인 유사점 외에도 마늘과 고추를 좋아하는 등 식재료의 유사성과 열정적인 기질 또한 한국과 닮아있다.

우리나라 곳곳에 흔하디 흔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보면 우리의 주식이 밥이 아니라 스파게티와 피자가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든다.

 어쨌든 이탈리아 와인은 내게는 더욱 친숙한 느낌이며 지역별로 고유의 품종을 기반으로 한 와인을 마셔보면서 마치 미식투어를 하듯 와인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이탈리아로 떠나야지’

하는 결심은 이제 이년 째 연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백신을 맞으면서 조금씩 희망이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다.

유럽은 벌써 ‘위드 코로나’로 국경의 문을 활짝 열고, 자가격리를 하지 않는 나라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2차 접종까지 완료되면 귀국시에도 격리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제 마음의 준비만이 필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



나는 2019년 3월을 마지막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였는데 마치 향수병이 도지는 듯이 유럽이
꿈에 그려지며 이탈리아 일주를 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고 있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자’는 결심이다.

시간은 항상 생각의 속도 보다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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