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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페디엠 Jan 08. 2021

애널라이즈 디스

좀 더 생각해보세요. 나도 생각해볼게요. 우리 둘 다 생각해보죠.

  뉴욕 최강 마피아 보스 폴 비티(로버트 드니로)는 라이벌 조직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가까스로 본인은 생명을 건졌지만 오랜 기간 자신과 함께한 마네타가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충격으로 무자비한 마피아 보스 폴 비티는 이전과 다른 약한 모습으로 바뀝니다. 더 심한 것은 식당에서 갑자기 숨이 막히고 호흡이 가빠지며 마치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응급실로 급히 가게 됩니다. 

응급실 의사는 공황발작이라고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합니다. 폴 비티는 그말을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인 문제라는 것을 본인도 실감하고 자신의 오른팔을 시켜 정신과 의사를 은밀하게 찾아갑니다. 이때 만나는 사람이 또 다른 주인공 닥터 소블입니다. 

  소블 박사는 유명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해리로 기억하는 빌리 크리스털입니다. 여담이지만, 다음 인물정보에서 1948년생이신 모습을 보니 세월을 실감할 수밖에 없네요(https://movie.daum.net/person/main?personId=10825)~


 정신과 의사 닥터 소블의 치료실에 들이닥친 마피아 보스 폴 비티는 치료 중인 사람을 내쫓고 상담을 시작합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는데 소불이 '그사람이 당신 아닌가요?'라고 말하자 그말에 감탄하며 닥터 소블에게 무한 신뢰를 보냅니다. 소블 박사는 공황발작이라는 말에 화를 내는 폴비티를 위해 의학적인 병명 대신 '어지롭고, 숨이 막히고, 갑갑한 발작'으로 이해하기 쉽고 병명 같지 않은 표현으로 바꾸어 말합니다.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상담 치료가 필요함을 이야기합니다. 


  잠시, 소불의 치료 현장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여기서 놀라운 상담 장면을 보게 됩니다. 가정불화로 어려움에 처한 여성분을 상담할 때 함께하는 대화입니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본인도 아는 환자가 '그럼 어쩌면 좋죠?'라고 묻자, 의사는 관심을 들어냅니다. '전체적인 상황을 돌이켜보니, 참 흥미로운 애기입니다'라고 관심을 드러내고 맞장구를 쳐줍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맞장구를 쳐주는 접근방법은 정말 놀라운 접근법입니다. 대부분 상황에 대해 판단하려고 하고 말하는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려는 것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집니다. 또한번 놀라운 상담기법이 사용됩니다. 바로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당신도 좀 더 생각해보세요. 나도 생각해볼게요. 우리 둘 다 생각해보죠!' 모든 문제가 한순간에 짠 하고 풀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냥 시간을 두고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관계된 모든 이가 다시 한번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문제를 좀더 깊이 있게 돌아볼 수 있게되고 차분하게 되어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될 확률이 커집니다. 


닥터 소블은 결혼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마이 아비 해변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마피아 보스를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마피아 보스는 공황발작과 무기력 그리고 TV 광고에 슬픈 장면에서 울어버리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마이애미에 있는 호텔에 잠자고 있는 소블 박사를 깨워 상담을 합니다. 치료가 어렵다고 말하다 고통받고 있다는 진심 어린(?) 눈문의 호소에 닥터 소블은 치료를 허락합니다. 이 모든 것이 스트레스의 문제라고 약간은 마음을 편하게 해 줍니다. 


영화에서는 언제 또 공황발작 증세가 일어날지 모르는 예지 불안 증세도 보여줍니다. 무서운 마피아 보스이지만 발작이 언제 일어날지 걱정이 되어 또다시 소블 박사를 만납니다. 여러 에피소드를 거쳐 폴이 좋아하는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중 그 식당이 바로 아버지가 상대편 조직에 의해 살해당한 곳이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장면을 자세히 듣게 되자 마피아 보스 폴 비티의 공황장애 원인을 알게 됩니다. 예전 아버지 죽음을 막을 수 있었는데 이야기할 타임을 놓쳐 결국 아버지가 죽게 된 그 일에 대한 죄책감이 얼마 전 총격전을 통해 본인이 죽을 뻔한 경험과 겹쳐지면서 그때 트라우마가 되살아난 것이었습니다. 

하여간, 영화는 해피앤딩으로 끝이 납니다. 악당은 경찰에 잡혀가고 폴 비티는 개과천선합니다.  


비록 오래된 영화이지만 공황장애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마피아도 힘든 공황장애인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공황장애를 가지게 된다면 너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매우 흔한 질병인 공황장애는 유명 연예인이 자신이 겪은 공황장애에 대한 이야기 할 정도입니다. 일반인 100명 중 2~3명이 환자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공황장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19로 정신적인 어려움이 더욱 커지는 이 시대에  누군가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할 경우 '전체적인 상황을 돌이켜보니, 참 흥미로운 애기입니다', 또는'정말 그렇군요. 당신 참 힘드셨겠습니다', 이렇게 공감하고 맞장구쳐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급하게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말고 ‘당신도 생각해보고, 나도 생각해보고 우리 둘 다 같이 생각해봅시다’, 누군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을 때 맞장구도 쳐주고 다음에 또 만나 함께 이야기할 것을 약속하고 그러한 공감과 실천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남이 내 이야기를 진정으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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